토지임대 ‘선배’ 도시 싱가포르·홍콩·뉴욕…LH도 할 수 있을까?

박상길 2025. 8. 19. 15:5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중국과 싱가포르, 미국 등 일부 해외 국가에서 토지 임대 방식이 정착돼 개발이익 환수와 주거 안정을 꾀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택지공급을 '땅장사'식 매각이 아닌 임대 방식으로 개혁하자는 논의가 활기를 띠기 시작하면서 제도 실효성에 대한 물음이 잇따르고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우리나라도 임대 방식의 토지 매각 제도를 도입하면 LH가 '땅장사' 구조에서 벗어나고 개발이익도 환수하는 등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 다시 힘을 얻기 시작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해외 일부 국가들처럼 공공이 토지를 소유하고 임대하는 형식으로 택지를 개발하면 개발이익도 환수하고 집값 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을까?

중국과 싱가포르, 미국 등 일부 해외 국가에서 토지 임대 방식이 정착돼 개발이익 환수와 주거 안정을 꾀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택지공급을 '땅장사'식 매각이 아닌 임대 방식으로 개혁하자는 논의가 활기를 띠기 시작하면서 제도 실효성에 대한 물음이 잇따르고 있다.

이미 시행돼 실효성이 입증된 중국 홍콩과 싱가포르, 미국 뉴욕의 사례가 있지만 수도권 과밀 집중과 아파트 쏠림이 심각한 한국에서도 이들 해외 도시와 유사한 긍정적인 효과를 이끌어낼지는 미지수로 보인다.

19일 부동산정책 시민연구단체인 토지+자유연구소에 따르면 중국은 토지를 매각하는 '출양방식'을 시행했으나 토지가치 상승분이 민간에 귀속되면서 투기와 거품 문제가 심각해지자, 1990년대부터 매년 임대료를 납부하는 '연조 방식'으로 변경해 토지가치 상승분이 공공에 귀속되도록 했다.

싱가포르는 전체 국토의 85% 이상을 국유지로 보유하고 '99년 임대' 방식으로 국민에게 주택을 제공하고 있다. 주택은 개인이 소유하지만 토지 소유권이 국가에 있어 투기 수요를 차단하는 효과가 있었다.

공유수면을 매립한 뉴욕 배터리파크시티는 토지임대를 통해 장기간에 걸쳐 건설비용을 갚았다. 국채 금리가 5∼7%에 달했던 당시로는 획기적인 방안이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이후 1만4000세대의 주거단지를 포함한 개발사업을 진행하면서 성공적인 도시 조성까지 이뤄냈다. 토지 임대가 매각보다 더 장기적으로 나은 방식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초기 2억달러의 채권을 발행했을 당시 오일쇼크까지 겹치며 힘든 시기를 겪기도 했으나, 19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1억∼2억달러의 수익을 내기 시작했다. 2014년 모근 국채를 상환해도 2020년까지 누적 수익이 38억달러나 됐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2억3000만달러의 재정수입이 생기기도 했다. 이를 통해 입주자의 재산세를 대납해 주고 저소득층 임대주택 공급 등에도 꾸준히 기여하고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우리나라도 임대 방식의 토지 매각 제도를 도입하면 LH가 '땅장사' 구조에서 벗어나고 개발이익도 환수하는 등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 다시 힘을 얻기 시작했다. 또 토지 임대료를 기반으로 공공 재원을 확보하면 장기적인 주거 안정도 꾀할 수 있을 거란 희망적인 분석도 나왔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LH의 사업성 확보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부채만 150조원에 달하는 LH가 택지를 수용해서 땅을 조성하고 이를 임대로 공급하려면 필요한 자금을 어떻게 조달할지가 가장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 교수는 이어 "LH가 개발해서 짓는 건물은 영구임대 주택이 될 테고, 토지를 뺀 건물만 소유하는 형태로는 집을 가장 큰 자산으로 여기는 한국인 특성상 기피 주택이 될 수도 있다"며 "택지 공급 방식의 문제뿐 아니라 주택을 자산 증식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의식 구조도 함께 바뀌어야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개발이익을 얻어서 임대주택으로 재투자하는 흐름은 일정 부분 검토 가능하다"면서도 "치밀한 자금 계획이 없다면 민간 물량과 병행해서 공급해야지 100% 임대로만 공급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어 "3기 신도시에 임대 방식의 택지 공급을 하려면 LH가 충분한 사업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재와 같은 용적률로는 개발이익은커녕 부채 더미에 있는 공기업이 오히려 더 악순환에 몰리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상길 기자 sweatsk@dt.co.kr

견본주택 유니트를 바라보는 관람객들.[연합뉴스]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