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장관 후보가 쏘아올린 공…'차별금지법' 논란 다시 불붙나

우경희 기자, 이태성 기자 2025. 8. 19.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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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인권변호사 출신 원민경 "필요하다" 언급...野 즉각 반발, 與도 신중론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원민경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 마련된 인사청문 준비 사무실로 첫 출근하며 지명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5.8.1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원민경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필요하다"고 밝히면서 차별금지법 논란에 다시 불이 붙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야당이 즉각 반발하는 가운데 여당도 신중론이 우세하다. 인사청문회에서 쟁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소속 변호사 출신인 원 후보자는 지난 18일 서울 서대문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에 출근하면서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해 "필요성과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그간 법 제정에 대해 유보적 입장을 보여 온 이재명정부 기조와 톤이 다른 의견이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뭐길래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여성위원회가 2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21대 대통령선거 성평등 노동실현을 위한 5대요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민주노총 여성위원회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성별임금격차 해소, 채용 성차별 근절, 돌봄중심사회로의 전환, 성폭력 없는 안전한 일터 등의 5대 요구안을 발표했다. 2025.05.28. chocrystal@newsis.com /사진=조수정
차별금지법은 지난 2007년 처음 발의돼 약 20년 간 논란의 중심에 섰다. 성별과 장애, 인종, 학력, 고용형태 등 총 23가지 이유에 따라 차별받지 않는다는 게 핵심 취지다. 논란의 핵심은 성적 지향(동성애 여부)과 종교에 따라 차별받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지지세력과 반발 세력이 극명하고 광범위하게 맞서는 게 이 지점이다.

찬성하는 측은 법의 취지가 실질적 구제에 도움이 되고 인권 보호와 사회적 평등을 실현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정의당과 진보당 등 일부 정당과 시민단체들이 적극적으로 찬성하고 있다.

반면 기독교 등 주류 종교계와 보수단체들은 법이 동성애를 조장할 수 있으며 넓은 범위에서 사회적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한다. 특히 종교계는 동성애 자체를 금하는 교리가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어 종교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입장이다. 기업 역시 채용과 승진, 연봉책정 등에 대한 기업의 사규 등 자율성이 침해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해석도 양 진영에서 극명히 다르다. 2020년 한국인권위 조사에서 응답자의 88.5%가 제정에 찬성했다는 결과를 찬성 측에서 인용하면, 반대 측에서는 '법 내용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응답한 이들의 70% 이상이 제정에 반대했다'는 다른 조사 결과를 들어 반박하는 공방이 되풀이되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임기 중 수차례 차별금지법에 대해 "우리가 인권선진국이 되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과제"라고 언급했지만 결국 이를 국정과제 우선순위에 두지 못했다. 사회적 합의가 충분치 않다는 이유였는데, 보수 개신교세력 등 광범위한 유권자집단의 반대를 감수할 수 없었던 정치권의 복잡한 속사정이 영향을 줬다는 해석이 나왔었다.

野 즉각 반발...與도 신중론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거룩한방파제 통합국민대회 준비위원회가 1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인근에서 동성애 퀴어축제와 차별금지법 제정 시도에 반대하는 '거룩한방파제 통합국민대회'를 하고 있다. 2025.06.14. scchoo@newsis.com /사진=추상철
이재명정부 역시 여성가족부를 성평등가족부로 확대 개편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면서도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통과시키는 데는 적극성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여당 내에서도 신중론이 대세다. 정청래 민주당 당대표는 지난달 당권 레이스 당시 "법 취지엔 누구나 공감하겠지만 먼저 해결할 과제가 너무 많다"고 했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한규 민주당 의원은 이날 "개인적으로야 (법 취지에) 동의하고 있다"면서도 "여가위 간사의 의중이 법안 통과에 영향을 주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또 "법안 자체도 법사위에서 논의돼야 할 사안이라 여가부 장관 후보자의 의중이 (법안 논의) 진행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야당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잘 알려진 개신교인인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본인의 SNS(소셜미디어)에 "원 후보자의 발언은 동성애를 법으로 보호하고 이를 반대하는 청년 세대의 인식도 바꾸겠다는 것"이라며 "정부와 조율되지 않은 발표를 하려면 정부 밖에서 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주 의원은 또 "이재명정부가 여성가족부를 성평등가족부로 확대하려는 것 역시 대선후보 당시 입장보다 훨씬 적극적인 안"이라며 "벌써 대선공약을 깨뜨리겠다는 거냐"고 강조했다.

반면 일부 사회단체들은 환영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19일 논평에서 "후보자가 변호사 시절 추진한 차별금지법 제정 등이 정부 발의를 통해 신속히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우경희 기자 cheerup@mt.co.kr 이태성 기자 lts32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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