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만의 ‘태풍 없는 여름’ 눈앞…제주 향하던 열대저압부 소멸

올해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첫 태풍이 될 뻔했던 '열대저압부'가 세력을 키우지 못하고 소멸 수순을 밟았다.
8월 말이 다가오면서 9년 만에 '태풍 없는 여름'으로 기록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전 발생한 제28호 열대저압부는 하루 만인 이날 오전 9시께 일본 오키나와 남쪽 약 90㎞ 해상에서 세력이 약화됐다.
기상청은 "열대저압부가 24시간 이내에 태풍으로 발달하지 못할 것으로 보여 예보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열대저압부는 20일 오전 중심기압 1002㍱, 중심 부근 최대풍속 초속 18m의 태풍 '링링(LINGLING)'으로 발달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기상청은 당시 "태풍이 약한 세력을 유지한 채 북진하다가 22일 오전 서귀포 남남서쪽 약 170㎞ 해상까지 접근한 뒤 다시 열대저압부로 약화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태풍으로 성장하지 못했다.
태풍은 북서태평양과 남중국해 등 동아시아 적도 부근에서 발생하는 열대성 저기압 가운데 최대 풍속이 초속 17m 이상인 것을 말한다.
태풍 형성에 중요한 해수면 온도는 낮지 않았으나, 강한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를 뒤덮으며 태풍의 길목을 막은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우리나라에 직접 영향을 준 태풍은 단 한 건도 없다. 6월 이후 발생한 태풍들은 모두 베트남, 홍콩, 대만, 중국, 일본 등으로 향했다.
1951년 이후 여름철에 우리나라가 태풍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았던 해는 1969년, 1983년, 1988년, 1998년, 2009년, 2016년 등 단 6차례에 불과하다.
최근 30년간(1991~2020년) 연평균 태풍 발생 건수는 25.1건이다. 이중 8월 발생이 5.6건으로 가장 많다. 이어 9월 5.1건, 7월 3.7건, 10월 3.5건 순이다. 11월에도 2.1건꼴로 태풍이 발생했다.
이중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태풍은 평균 3.4건이다. 월별로는 8월 1.2건, 7월 1건, 9월 0.8건 등이다.
기상청은 올해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태풍의 수가 평년(2.5개)과 비슷하거나 다소 적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지구 온난화로 인해 개별 태풍의 위력은 더욱 강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