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진법사 현금다발 압수물 일부 분실…부실 관리에 ‘親尹 검찰’ 논란
돈 출처 파악 난항...2022~23년 지폐 1만6000장, 대통령실 지점서 지급돼
(시사저널=김현지 기자)

무속인 '건진법사' 전성배씨의 은신처에서 발견된 현금다발 압수물 일부를 검찰이 분실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남부지검은 지난해 12월 전씨의 은신처에서 확보한 1억6500만원 현금다발 관련 한국은행 관봉권 띠지와 스티커를 잃어버린 것이다.
국가 예산으로 편성되는 관봉권은 대통령실과 검찰, 국가정보원 등 사정기관의 수사나 조사에 필요한 특수활동비(특활비)로 쓰이기도 한다. 전씨가 소지하던 관봉권의 출처로 대통령실 특활비가 거론돼 왔다. 대통령실 시중은행 지점에서는 2022~24년 네 차례에 걸쳐 관봉권을 포함한 8억5200만원이 인출된 것으로 취재 결과 확인되기도 했다. "관봉권 띠지 등만으로 자금 추적은 어렵다"는 금융권 설명도 존재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드러난 검찰의 압수물 부실 관리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수단(단장 박건욱 부장검사)은 지난 4월 전씨로부터 압수한 한국은행 관봉권 띠지와 스티커를 잃어버린 사실을 인지했다. 남부지검은 지난해 전씨의 2018년도 지방선거 공천헌금 수수 사건(정치자금법 위반)을 수사하다가, 대통령실·경찰 인사 개입과 청탁 문제 등 기타 여러 의혹과 관련한 정황도 포착했다. 이후 검찰은 지난해 12월 서울 강남구 소재 전씨의 은신처 등을 압수수색한 결과 현금 1억6500만원도 찾아냈다. 이 중 일부는 5만원 신권이 비닐로 밀봉된 관봉권 형태였다. 밀봉 시점은 윤 전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22년 5월13일이다.
관봉권은 한국조폐공사가 제조한 신권을 한국은행이 시중은행에 공급할 때 사용하는 밀봉된 현금다발을 의미한다. 통상 5만원 단위로 포장된다. 관봉권 스티커와 띠지에는 지폐 검수일과 담당자 코드, 처리 부서, 기계 식별 번호 등이 기재돼 있다. 통상 관봉권은 국가 예산으로 편성되는 특활비 등을 지급할 때 사용되는 만큼, 민간인이 관봉권을 소지하는 건 어렵다고 한다.
검찰은 이처럼 주요 압수물인 관봉권을 사진으로 남겨놨다. 그러나 띠지와 스티커 실물이 없어진 사실을 뒤늦게 인지했다고 한다. 이후 내부 조사 결과, 압수물을 공식 접수하기 위해 현금을 세는 과정에서 직원이 실수로 띠지와 스티커를 버린 것으로 파악됐다고 한다. 검찰 압수물 사무 규칙에 따르면 검찰은 압수물이 멸실·훼손·변질하지 않게 주의해 관리해야 한다.
하지만 감찰이나 특별검사(특검) 통보 등의 후속 조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지휘 체계에 있던 신응석 전 서울남부지검장은 특수통 출신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낸 시기(2017~19년)인 2018~19년 형사3부장검사를 지냈다. 신 전 지검장은 윤 전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인 것으로 전해졌다. 심우정 전 검찰총장 역시 2017년 서울중앙지검 형사 1부장 시절 윤 전 대통령과 함께 근무했다.
물론 관봉권의 띠지 등 검찰이 분실한 인쇄 정보가 있더라도 돈의 흐름을 추적하기 어렵다는 게 한국은행 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다만 검찰이 특검 정국에서 김건희 여사, 그리고 김 여사와 관련해 여러 이권과 청탁 등 의혹의 중심에 선 전씨의 주요 압수물 일부를 분실한 후 공유하지 않은 사실은 논란을 키우고 있다. 전씨가 소지한 관봉권의 출처가 윤석열 대통령실 특활비일 가능성도 앞서 제기된 바 있다.
실제로 본지가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실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해당 관봉권은 발권국(당시 강남소재)에서 포장된 뒤 시중은행으로 유통됐다. 이후 농협은행 용산 대통령실지점에서는 2022년 6월10일(1억원), 2023년 1월12일(5억5000만원), 2023년 12월13일(2억원), 2024년 4월16일(200만원) 등 네 차례에 걸쳐 모두 8억5200만원이 지급됐다. 여기서 2024년 건을 제외하고는 각각 2000장, 1만장, 4000장의 5만원권 다발이 나갔다. 8억5200만원에는 한국은행 관봉권과 함께 농협은행이 자체적으로 검수한 돈도 포함돼 있다.
대통령실 지점은 일반 고객이 쉽게 이용할 수 없는 만큼, 2022~23년 집중적으로 인출된 5만원권의 용도에 대한 의구심은 짙어지는 분위기다.
전씨는 앞서 검찰 조사에서 관봉권과 관련해 "누구에게 돈을 받았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씨의 은신처 등에서 발견된 현금다발에 대해서도 "통상 기도비 명목으로 받는 돈"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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