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산업혼란 부를 노봉법, 최소한 유예기간은 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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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를 비롯한 경제 6단체가 더불어민주당이 강행 처리할 예정인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에 대해 재고를 요구하며, 시행 시기를 늦춰 달라고 호소했다.
손해배상 청구 제한은 일부 감수하겠으니, 사용자 범위 확대와 사업 경영상 결정을 쟁의 대상으로 삼는 조항만큼은 제외해 달라는 요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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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를 비롯한 경제 6단체가 더불어민주당이 강행 처리할 예정인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에 대해 재고를 요구하며, 시행 시기를 늦춰 달라고 호소했다. 손해배상 청구 제한은 일부 감수하겠으니, 사용자 범위 확대와 사업 경영상 결정을 쟁의 대상으로 삼는 조항만큼은 제외해 달라는 요구다. 손경식 경총 회장은 18일 국회소통관에서 “절박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모였다. 노사 관계 안정과 균형을 위해 경제계의 요청을 수용해 달라”고 했다. 사실상 재계의 마지막 호소다.
앞서 경제단체들은 노동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제한에 대해서도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해왔다. 하지만 이날 이 부분을 따로 거론하지 않고, 대신 ‘사용자 범위’와 ‘쟁의 대상’이 지나치게 넓어지지 않게 해 달라고 요구했다. 최소 1년의 유예기간을 달라는 호소는 노동계 요구를 일부 수용하는 대신 핵심 사항은 조정해 달라는 절충안 성격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법안의 본질적 내용”이라며 이번 주 안에 강행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법안이 현실에 미칠 영향은 결코 적지 않다. 원청 기업은 수백 개 하청업체 노동자와 1년 내내 교섭에 임해야 할 처지로, 사실상 기업 경영이 마비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사업 경영상 결정’까지 쟁의 대상으로 포함시킨 점이다. 구조조정이나 해외 투자 등 기업의 전략적 판단까지 노조의 영향권 안에 들어가게 된다. 기업 경영 자율성을 심각하게 제약하고, 글로벌 경쟁 속에서 신속한 대응을 가로막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해외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미국도 원청 교섭권 확대가 논의됐지만, 법원과 전국노동관계위원회(NLRB)에서 제한·무효화됐고, 유럽 국가들은 산별교섭 체계로 기업을 상대로 한 별도의 법적 규정이 필요 없다. 특히 경영상 결정을 쟁의 대상으로 삼는 곳은 어디에도 없다. 경영권 보호는 글로벌 스탠더드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주한유럽상공회의소까지 나서 “해외 기업의 국내 투자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외국 기업들은 불확실성과 규제를 가장 경계하는데, 노사관계 불안이 커지면 해외 자본이 빠져나갈 수밖에 없다.
노란봉투법은 노동계의 오랜 요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대기업과 원청의 책임 회피 관행, 하청 노동자의 열악한 현실도 존재한다. 그러나 제도 개선은 현실과 균형을 고려해야 한다. 법안이 한쪽으로 치우치면 노사 협력은커녕 갈등만 증폭되고, 고용 안정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산업 현장이 치를 대가를 감안하면, 최소 1년의 유예기간을 두고 사회적 합의를 충분히 반영하는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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