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주, 뮤지컬 시작한 계기 배우 서영주였다 “전단지 붙이는 옆모습 멋있어”(아침마당)


[뉴스엔 박아름 기자]
정영주가 뮤지컬 배우가 된 계기를 공개했다.
배우 정영주는 8월 19일 오전 방송된 KBS 1TV '아침마당-화요초대석'에 출연,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들려줬다.
먼저 정영주는 부모님과 합가한 근황을 공개했다. 정영주는 하루종일 부모님이 자신을 부른다는 점은 힘들지만 좋은 점이 더 많다고 전했다.
최근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대중과의 거리를 좁힌 정영주는 "잘 숨기고 그런 성격이 못 돼서 그냥 내 원래 모습대로 하면 어떤 분들은 '대본이냐'고 물어보는데 대본 아니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이후 정영주에 대해 몰랐던 이야기들이 공개됐다.
먼저 정영주는 전단지 붙이는 멋진 남자 덕분에 뮤지컬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됐다고 밝혔다. 정영주는 "뮤지컬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배우가 되려고 했던 게 아니라 지하철에서 전단지 붙이는 남자의 옆모습이 너무 멋있어서 'TV에 나오는 연예인도 아닌데 어디서 저런 남자를 만나나' 했다. 단원 모집 포스터였는데 밤새 꿈에 나왔다. 그래서 반신반의하면서 갔다. 엉겹결에 오디션 보고 붙어서 엉겹결에 트레이닝을 시작해 31년동안 뮤지컬을 하고 있다. 포스터 붙이던 사람은 1기였고 2기 단원 모집이었는데 내가 2기 단원 오디션을 본 것이다. 포스터 붙이던 남자는 '명성황후'에서 대원군 역할을 하고 있는 서영주 배우다"고 설명했다.
정영주는 "뮤지컬이란 장르에 관심은 있었지만 내가 할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아버지가 할리우드 키즈라 영화를 엄청 보신다. 나도 덩달아 집에서 영화를 꼬박꼬박 봤다. 보면서 너무 멋진 세계라고만 생각했지 너무 하고 싶단 생각은 요만큼도 없었다. 구체적인 꿈이 없었고 일단 세계일주 가고 싶단 생각에 아르바이트를 여러 개 했다. 에어로빅 강사도 했고 과수원 아르바이트도 했다. 주유소는 기본이었고 냉동 물류창고에서도 일했다. 박스 접는 아르바이트도 했다. 세계일주 가기는 갔는데 많이는 못 갔다. 20대 초반에 유럽 5개국 갔던 게 지금까지도 자양분이다. 경험이라는 게 배우한테 엄청 중요한 소재다. 그리고 다양한 군상의 사람들을 만나는 것만큼 연기에 도움이 되는 게 없더라. 그걸 하려고 알바한 건 아닌데 결과적으로 연기 생활에 큰 도움이 됐다. 처세도 20대 초반에 알았던 것 같다. 그때 일찍 맛봐서 감사하다"고 이야기했다.
부모님이 걱정하지 않았냐는 질문엔 "방목형이긴 하다. '하고 싶은 거 다 해봐라' 하긴 하는데 ‘너 커서 뭐 될래?’ 그 대사 들으면 뜨끔한다. 방목형이어서 그런지 내가 어디 갔다 왔다 그러면 '잘했어' 이렇게 봐주셨다. 근데 어렸을 때 호기심 천국이어서 뭘 하나 해서 마무리하면 그 다음 걸로 넘어간다. 어른들 눈에는 그게 끈기가 없는 것처럼 보였나 보다"고 답했다.
그래서 뮤지컬 한다고 말을 하지 못하고 조용히 다녔다는 정영주는 "아버지가 딴따라라고 반대했다. 첫 작품 무대에 서게 됐을 때 엄마한테만 얘기했다. 조심스러워서 보러 오라 못했고 '명성황후'가 서울 앵콜 공연할 때 처음 말씀 드리고 브로드웨이 공연갈 때 말씀드렸더니 아빠가 공항에 같이 마중나와 주셨다. 안동모시를 쫙 빼입고 와 배우들에게 ‘국위선양을 하고오시오’라고 했다. 나머지 배우들이 '아버지 다녀오겠습니다'고 했는데 난 고개를 돌렸다. 비행기 타면서 '저럴 거면서 왜 반대했어'라며 투덜거렸다. 요새는 아버지가 더 유명해지셔서 피곤해 하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렇게 뮤지컬 배우가 된 정영주에겐 슬럼프도 있었다. 공연중 갑자기 찾아온 성대 파열 때문이었다. 정영주는 "당시 이어 붙이는 힘든 수술을 했다. 한쪽이 짧아져서 절름발이 근육 모양이 돼 말도 하지 말라고 했다. 4개월동안 약만 먹고 그때 우울증도 앓고 한동안 힘들었다. 일단 책임을 다 마무리 못했다는 것 때문에 우울함이 왔고 이젠 노래 못하나란 생각이 들었다. 목쟁이한테 목을 못 쓰면 세상 무너지는 느낌이 들지 않나. 힘들어 우울증 약을 먹기도 하고 주변 상담도 받아보려 하고 그랬다. 가족들은 최대한 날 안 건드리려 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정영주는 이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일어섰다. 정영주는 "아들이 7살, 8살 정도 됐는데 갑자기 어느날 꼬질꼬질한 행주를 가져와 눈꼽을 떼어주면서 '엄마 세수 안했지?'라고 하는데 망치로 맞은 것 같더라. 정신 차려보니 집 꼴이 말도 안돼 정신도 못 차린 상태에서 대청소를 시작했다. 처음으로 아들을 데리고 시장에 나갔다. 밥 차려주고 같이 목욕하고 같이 놀다가 아들을 재우려고 누웠는데 자장가를 불러달라 하더라. 처음으로 말을 했다. 공기소리만 나오는데 아들이 날 끌어안으면서 '엄마 사랑해'라고 하는데 정신이 번쩍 났다. 종이인형처럼 집에 맥 놓고 있었다. 근데 그런 엄마를 보고 어떻게 하지도 않고 눈꼽 떼주는 아들 때문에 정신을 차렸다"고 고백했다.
한편 정영주는 '인어공주' '레고 더 무비' '슈렉' 등 애니메이션 영화 더빙만 무려 400편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뮤지컬보다 먼저 경험한 게 애니메이션 영화 더빙이었다는 정영주는 "오디션을 봤는데 넙죽 돼버렸다. 통신사, 백화점, 구두, 캐주얼 의류 광고가 엄청 많이 나오던 시절이어서 그런 걸 하고 그러다가 오디션이 떴는데 애니메이션 더빙이라더라"고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어렸을 때부터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뮤지컬 배우로서 활약하고 있는 정영주는 자신 인생의 하이라이트는 지금이라고 강조했다. 정영주는 "이만큼 달려와서 보니 그때그때가 다 좋았는데 지금이 제일 열심히 하고 있을 때다. 제일 반짝반짝할 때다. 지금이 제일 화양연화란 생각이 들어 매일이 좋다"며 웃었다.
뉴스엔 박아름 ja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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