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향만리] 나비, 나비잠, 나비 다리 / 김주경

최미화 기자 2025. 8. 19.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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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움의 새로움을 위한 새로움을 추구해야 한다.

제목이 점층 기법으로 구성된 나비, 나비잠, 나비 다리가 재미있다.

그리하여 모두는 이제 나비 다리다.

이처럼 나비, 나비잠, 나비 다리는 동심의 세계가 맑고 밝게 펼쳐져 있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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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나비잠, 나비 다리 / 김주경

1. 꽃길로 산책 나온 어린이집 아이들/ 꽃 이름은 몰라도 마냥 신난 걸음으로/ 웃음에 날개를 단다/ 봄날의 나비, 나비// 2. 졸음이 내려앉아 말랑해진 오후 1시/ 동화 속 나라엔 한낮에도 별이 뜨지/ 두 팔을 활짝 펼친다/ 꿈길 가는 나비잠// 3. 동그랗게 모여서 무릎을 접어보자/ 양반다리 아니야 아빠 다리 아니야/ 다 함께 꽃길 걸어가는/ 우린 이제 나비 다리

『난각번호 1번』(가히, 2025)

새로움의 새로움을 위한 새로움을 추구해야 한다. 시는 놀라움이어야 하고 처음 보는 모습이어야 한다. 낯설면서도 묘하게 이끌리는 외양을 갖추고 있으면서 내면이 살짝 비치는 자태이어야 한다. 그 속에 새로움이 없다면 평범한 한 줄 이야기로 그치게 된다. 그러면 독자는 흥미를 갖지 않는다.

제목이 점층 기법으로 구성된 「나비, 나비잠, 나비 다리」가 재미있다. 과연 무슨 노래일까 하고 흥미를 유발하게 한다. 그렇고 그런 이야기가 아니어서 읽는 동안 즐거움을 맛보게 된다.

꽃길로 산책 나온 어린이집 아이들은 꽃 이름은 몰라도 마냥 신난 걸음으로 웃음에 날개를 달고 있다. 웃음 날개라는 말이 재미있다. 아이들은 봄날의 나비라서 나폴거린다. 화자는 졸음이 내려앉아 말랑해진 오후 1시 동화 속 나라엔 한낮에도 별이 뜨는 것을 환기시킨다. 동화 나라이니까 얼마든지 그럴 수 있다. 아이들이 두 팔을 활짝 펼치자 꿈길 가는 나비잠이 된다. 즉 갓난아이가 두 팔을 머리 위로 벌리고 자는 잠처럼 말이다. 끝수는 무척 아기자기하다. 동그랗게 모여서 무릎을 접어보자, 라고 한다. 양반다리가 아니란다. 아빠 다리도 아니란다. 그러면서 다 함께 꽃길을 걸어간다. 그리하여 모두는 이제 나비 다리다. 그 어여쁜 다리로 앙증맞게 걷고 또 걷는다. 이처럼 「나비, 나비잠, 나비 다리」는 동심의 세계가 맑고 밝게 펼쳐져 있어 눈길을 끈다.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는 일이다.

또 다른 작품 「불멍」이다.

화엄을 꿈꾸던 나무의 일기장이다/ 비바람의 무용담과 웃음 헤픈 푸른 잎이/ 어둠을 캔버스 삼아 비다듬어 펼쳐놓은// 겹겹의 눈부처로 일렁이는 문장은/ 읽을수록 깊어지는 심연 속 우두커니/ 떠돌던 몇몇 동사가/ 흰 날개를 접는다// 오래 익혀 시울이 말랑해진 속말들/ 모서리 궁굴리며 나붓나붓 안겨들면/ 좀처럼 삭지 않던 망상도/ 스르르 결을 푼다.

예사로운 시편이 아니다. 성찰의 깊이가 느껴진다. 불멍을 통해 망상 즉 이치에 어그러진 생각을 떨쳐내고 있다.

이렇듯 오래 매만져서 곱게 다듬은 시조를 통해 삶의 깊이를 보듬어 안게 된다.

이정환(시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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