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확성기 소음에 전쟁 악몽 떠올라…방송 사라지니 평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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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니 살 것 같아요. 남북이 서로 합의해서 확성기 방송은 다신 안했으면 좋겠어요."
"정부가 바뀌고 나서부터 멈췄잖아요. 조용하니까 살 것 같아요." 생창리 마을회관에서 만난 생창리 주민 신 모(78) 씨는 남북 확성기 이야기를 꺼내자 혀를 내둘렀다.
확성기 방송은 남북관계에 따라 중단과 재개가 반복됐다.
지난 2018년 남북 정상이 판문점 선언을 통해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겠다고 했을 때, 접경지역 주민들에게는 희소식이 따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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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2㎞ 거리 민통선 내 위치
생태평화공원 관광객 수 감소
“같은 민족 남북 관계 회복 기원”

“조용하니 살 것 같아요. 남북이 서로 합의해서 확성기 방송은 다신 안했으면 좋겠어요.”
지난 16일 찾은 철원 김화읍 생창리. ‘지뢰’라 쓰인 빨간 역삼각형 표지판 옆을 농작물을 실은 트럭 몇 대가 간간히 지나다녔다. 풀벌레 소리가 들릴 뿐 마을은 고요했다. 생창리는 북한과 약 2㎞ 떨어진 마을로, 민간인 출입 통제선 안에 있다. 남북관계의 긴장과 완화의 영향을 그대로 받는다.
“정부가 바뀌고 나서부터 멈췄잖아요. 조용하니까 살 것 같아요.” 생창리 마을회관에서 만난 생창리 주민 신 모(78) 씨는 남북 확성기 이야기를 꺼내자 혀를 내둘렀다. 고추농사를 짓는 신 씨는 “농삿일을 할 때도 확성기 방송 때문에 정신이 없었다”며 “통증이 1에서 10까지라고 하면 ‘10’만큼 힘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지자체에서 진행한 심신 안정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도 했다.
전쟁을 겪은 이들에게 확성기 방송은 ‘소음’에 그치지 않는다. 전투기 소리, 경보음 소리 등 기괴한 소음은 전쟁 당시를 떠올리게 한다. 한국전쟁 당시 피난을 온 이복자(85) 씨는 “1·4후퇴 때 평양에서 김포까지 걸어왔다. 눈이 펄펄 오는데도 잘 곳이 없어서 눈을 다 맞고 잤다”며 “가족들은 죽고 나 하나만 살았는데, 그때가 악몽처럼 떠오른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확성기 방송은 남북관계에 따라 중단과 재개가 반복됐다. 지난 2018년 남북 정상이 판문점 선언을 통해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겠다고 했을 때, 접경지역 주민들에게는 희소식이 따로 없었다. 윤석열 정부는 북한의 오물·쓰레기 살포에 대한 대응으로 지난해 6월 대북 방송을 재개했고, 북한도 대남 방송을 다시 시작했다. 지난 6월 이재명 정부가 대북 방송 중단을 선언하고서야 마을이 조용해졌다.
비무장지대(DMZ) 탐방코스인 생태평화공원도 남북관계에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2023년 1만4927명이었던 관광객 수는 지난해 1만200명까지 감소했다. 올해는 18일 기준 4178명으로 떨어졌다. 두 가지 코스 가운데 북한 오성산을 감상할 수 있는 십자탑 탐방로는 지난해 7월 보수를 이유로 탐방이 중단됐다가 남북관계가 경색되며 다시 개방하지 않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18일 을지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급변하는 대외여건 속에서 대한민국의 국익을 지키고 외교적 공간을 넓혀가기 위해서는 남북관계가 매우 중요하다”며 “기존 남북 합의 중 가능한 부분부터 단계적 이행을 준비해달라”고 관련 부처에 지시했다.
마을 주민들은 남북관계의 회복을 바란다. 이 모(88)씨는 최근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확성기를 철거한 적 없다’고 담화를 발표한 것도 봤다. 그는 “남북이 가로 막혀서 그렇지, 같은 민족 아니냐”고 했다. 이설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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