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악수도 안 하는 여야 대표, 보는 국민이 민망하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 16주기 추모식에서 만났지만 대화는커녕 악수조차 하지 않았다. 지난 15일 광복절 기념식에서도 똑같은 상황이 벌어졌었다. 행사마다 바로 옆자리였지만 서로 눈길도 주지 않고 상대를 투명 인간 취급했다. 여야가 얼굴을 붉히고, 막말을 주고받고, 심지어 몸싸움까지 한 적은 있어도 이처럼 상대를 완전히 없는 사람 취급하는 경우는 보지 못했다.
시작은 민주당 정 대표가 했다. 정 대표는 민주당 대표 경선 내내 국힘을 해산시키겠다고 했다. 대표 수락 연설에서 “지금은 여야 개념이 아니다”라며 국힘과 악수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취임 인사도 국힘을 뺀 나머지 야당하고만 했다. 이후 보름째 이런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국힘과 정말 안 만날 것이냐고 물으면 “악수는 사람과 한다”고 했다. 그러자 국힘 송 위원장도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면 누가 정 대표와 악수하고 싶겠나. 나도 사람하고만 악수한다”고 했다.
악수는 처음 보는 사람과도 할 수 있고, 대화는 생각이 달라도 할 수 있다. 공적인 자리를 맡으면 보기 싫어도 봐야 할 사람이 있고, 하기 싫어도 해야 할 일이 있다. 그게 싫다면 공적인 자리를 맡지 말아야 한다. 더구나 두 사람은 국회 1·2당 대표다. 두 사람의 말과 행동이 우리 국회의 품격이 된다. 그런데 그 수준이 국민 평균에도 한참 못 미친다. 아무리 국회의원의 수준이 떨어졌다고 하지만 국민이 참고 보기 민망할 정도다.
정 대표가 결자해지하기 바란다. 먼저 악수하지 않겠다고 한 사람이 정 대표다. 권한과 책임도 더 크다. 여당 대표는 대통령과 국정 책임을 공유한다. 국정은 당원만이 아니라 전체 국민을 보고 하는 것이다. 지금은 경제·안보·민생 모두 위기다. 집권 여당 대표가 할 일은 야당과 거칠고 모질게 싸우는 게 아니라 원만한 국정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국힘 송 위원장도 감정싸움보다는 대국적인 길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기 바란다. 누가 뭐라고 해도 싸우고 싶다면 말릴 수 없다. 하지만 싸우더라도 국민이 부끄럽지는 않게 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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