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가 앗아간 남편… 아내는 포기하지 않았다
자택서 납치된 브라질 전직 국회의원
아내 유니스와 딸도 연행돼 갖은 고초
억압 속에도 남편 귀환 위해 온몸 투쟁
고통 불구 가족 지키려 희망 잃지 않아
46세에 법대 진학해 인권변호사 변신
30년 동안 포기 않고 진실 위해 싸워
살레스 감독, 친구 가족 이야기 영화化
골든 글로브·아카데미 등서 대거 수상

영화의 초반부, 루벤스 일가가 사는 집에는 친구들과의 파티가 끊이지 않고, 책과 예술, 즐거운 대화가 흘러 넘친다. 하지만 군사 독재의 기운은 집을 에워싼 소음처럼 스며든다. 다섯 아이가 해변에서 비치발리볼을 즐기는 동안, 하늘을 가르며 울려 퍼지는 헬기 소리와 해안을 따라 지나가는 장갑차의 굉음이 배경처럼 깔린다.
즐거운 생활은 영원하지 않다. 어느 오후, 무장한 사복 사내들이 집을 찾아와 루벤스의 진술이 필요하다며 다짜고짜 그를 데려간다. 그들이 누구이며 루벤스가 어디로 갔는지 알 길이 없고, 그날 이후 루벤스는 영영 돌아오지 않는다. 유니스와 15세 딸 역시 복면을 쓴 채 감방으로 끌려가 심문을 받는다.

페르난다 토레스는 남편이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리라는 사실을 점진적으로 직시해가는 유니스의 복합적인 감정을 층층이 쌓아올리는 연기를 선보인다. 유니스는 가족을 데리고 상파울루로 이사해 46세 나이에 법대에 진학하고 인권 변호사가 돼 강제 실종 희생자 구명 운동과 원주민 권리, 아마존 보존을 위해 활동했다.

이러한 고통을 파이바 일가뿐 아니라 브라질의 수많은 가정이 겪었다. 영화는 수십 년의 시간을 관통하며, 과거사를 명확히 밝히고 심판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살레스 감독은 외신과 인터뷰에서 “영화가 망각에 맞서는 놀라운 도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임 스틸 히어’는 앞서 ‘계엄령의 기억’이라는 제목으로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됐다.
이규희 기자 l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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