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형 15분 도시’ 실험 나선다… EU 도시혁신 과제 공모 선정
대학·기업과 15분 도시 모형 구축
도보·대중교통 생활권 재편 개념
원도심·농어촌까지 개념 확장 제안

인천시가 도보로 15분 이내에 생활 편의시설에 닿을 수 있는 ‘인천형 i분 도시’ 실험에 나선다. 다만 원도심·신도시·섬·농어촌 등 다양한 형태로 구성된 인천의 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도시계획을 실현하기까지 여러 과제가 남아 있다.
인천시는 18일 유럽연합(EU) 국제공동연구 도시혁신 과제 공모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한국과 스웨덴, 노르웨이 등 다자협력형 국제공동연구 형태로 진행되는 이번 프로젝트에 인천시는 국내 지방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참여해 서울대·인천대·현대자동차 등 대학·기업과 함께 15분 도시 모형을 구축한다.
15분 도시는 지역 내 철도역을 중심으로 도보·대중교통으로 15분 이내에 상업·문화·교육시설 등에 도달할 수 있도록 도시 생활권을 재편하는 개념이다. 프랑스 파리 시장인 안 이달고(Ann Hidalgo)의 공약에서 출발한 15분 도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일상생활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도시계획의 한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인천시는 15분 도시 개념을 확장해 원도심·농어촌까지 적용이 가능한 ‘i분 도시’를 제안했다. 지역별 생활인구와 기반시설 등 연구에 필요한 데이터를 대학·연구기관에 제공하고,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15분 이내에 생활 편의시설을 구성하는 하나의 ‘도시 모형’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연구 과정에서 각 지역에 거주하는 시민들이 직접 생활권을 제안하는 시민참여형 도시계획을 추진한다는 게 인천시 구상이다.
이번 연구는 인천시가 진행 중인 ‘생활권계획’ 수립과 맞닿아 있다. 생활권계획은 군·구별 행정체제에 따라 물리적으로 지역을 나누는 방식이 아닌 주민 생활권을 기준으로 생활 SOC(사회기반시설) 등을 효율적으로 배치하기 위한 제도로 지난해 국토계획법 개정안에 관련 조항이 반영됐다. 현행 도시계획 체제는 도시기본계획과 도시관리계획 2단계로 구성돼 있는데, 중간 단계 성격의 생활권계획을 지자체가 세워 주민들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도시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목적이다.
인천시는 올해 정책과제로 생활권계획을 수립하는 가운데 i분 도시 연구와 연계해 지역 맞춤형 도시계획을 구현한다는 방침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올해부터 협력체계를 가동해 2028년 초 연구 결과를 도출할 예정”이라며 “송도·청라 등 신도시와 원도심, 강화·옹진 등 도서지역 등 인천을 8개 권역으로 구분해 권역마다 i분 도시 모형을 적용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했다.
그러나 생활권계획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과제를 어떻게 해결할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2018년 국내 지자체 중 처음으로 생활권계획을 수립하고 도시계획에 적용 중인 서울시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서울연구원이 2023년 작성한 ‘서울시 생활권계획의 발전방향’ 보고서를 보면, 서울시 주도로 계획이 추진되면서 자치구와 주민 의견 반영은 미흡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생활권계획이 정착하려면 지역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자치구와 주민참여단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이들이 주도적으로 계획을 수립해 실행할 권한이 필요하나 현재까지는 서울시 중심의 하향식 정책에 머무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장기적으로 도시계획의 권한을 자치구와 주민들에게 위임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달수 기자 da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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