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청년층 ‘쉬었음’ 급증, 구조적 처방 시급하다

중부일보 2025. 8. 18. 19:05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본보에 게재된 통계청이 발표한 7월 고용동향이 충격적이다. 일과 구직활동을 하지 않고 사실상 노동시장을 떠난 청년층의 '쉬었음' 인구가 73만3천 명에 달했다는 얘기다. 이는 전년 동월보다 2만9천 명 증가한 수치로, 특히 20대 '쉬었음' 인구는 42만1천 명으로 역대 7월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경제 활동이 위축됐던 시절과 맞먹는 수준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이는 단순히 일자리 부족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문제다. 기업들이 신규 채용보다는 경력직과 수시채용을 선호하는 구조적 변화가 자리 잡으면서,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들이 애초에 기회를 잡기조차 힘든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경기 둔화와 고용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일자리를 찾으려는 시도조차 포기한 채 '쉬었음' 상태로 남는 청년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주목할 점은 이번 증가세가 단순히 취업을 경험하지 못한 청년에게서 나온 것이 아니라, 이미 일자리를 가졌던 경험이 있는 청년층에서 두드러졌다는 사실이다. 한국은행의 분석대로 높은 교육 수준을 갖춘 청년층이 자신들의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를 찾지 못하면서 노동시장에서 이탈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이다. 한때 스펙만 쌓으면 길이 열릴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현실은 그 기대와 거리가 멀다. 스펙이 높을수록 일자리 선택의 기준이 높아져, 일시적 쉬었음이 장기적 비경제활동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 사회가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청년층에게 경력 개발의 초기 기회를 제공하는 제도적 지원이 시급하다. 기업의 경력직 위주 채용 관행을 완화할 수 있도록 신입을 일정 비율 이상 뽑도록 유도하거나 청년 인턴제와 같은 제도를 실질적인 경력 인정으로 연결해야 한다.

청년층의 눈높이에 맞춘 일자리 발굴도 필요하다. 단순히 일자리 숫자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 청년들이 기꺼이 도전하고 머물 수 있는 직무 환경, 합리적인 보상 체계, 성장 가능성이 뒷받침돼야 한다. 장기적 측면에서 노동시장 구조 개혁이 불가피하다. 일부 대기업과 공공기관에 집중된 선호 현상을 완화하고 중소기업과 신산업 분야에서도 안정적이고 매력적인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 교육과 고용을 연계하는 정책, 즉 대학 전공과 산업 수요를 매칭하는 시스템 강화도 빼놓을 수 없다. 청년들에게 '취업은 운'이 아니라 '준비하면 가능하다'는 믿음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청년층은 국가의 미래다. 그들이 노동시장에서 멀어질수록 사회 전체의 활력과 성장 잠재력도 함께 줄어든다. 단기적으로는 통계 수치 악화로 끝날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인구구조와 맞물려 국가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것이 자명하다. 청년들의 '쉬었음'을 방치하는 것은 우리 모두가 감당해야 할 사회적 비용을 키우는 일이기도 하다.

Copyright © 저작권자 © 중부일보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