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산단 500만평 조성 핵심 '나노·반도체 국가산단' 좌초 우려

최두선 2025. 8. 18.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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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8기 '대전시 산업단지 500만평 조성'의 핵심 사업인 나노·반도체 국가산업단지에 빨간 불이 켜졌다.

18일 대전시에 따르면 사업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나노·반도체 국가산단 예비타당성 조사 신청을 철회하고, 재신청하는 절차를 진행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나노·반도체 국가산단 예타 조사 신청 철회 결정은 최근 열린 한국개발연구원(KDI) 중간보고회에서 기업 입주 수요가 턱없이 적게 나와 사실상 예타 통과가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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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타당성 조사 신청 철회 결정
KDI 입주 수요조사 결과 저조해
시·LH 조사 결과보다 크게 낮아
혼란한 정국에 보수적 답변 원인
예타 통과 사실상 어렵다 판단
민주당·국민의힘 '책임 공방'
시, "사업 계획 보완 후 재신청"
대전 나노반도체 국가산단 조감도. 대전시 제공

민선 8기 '대전시 산업단지 500만평 조성'의 핵심 사업인 나노·반도체 국가산업단지에 빨간 불이 켜졌다. 저조한 기업 입주 수요에 발목이 잡혀 예비타당성 조사 신청 준비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다.

18일 대전시에 따르면 사업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나노·반도체 국가산단 예비타당성 조사 신청을 철회하고, 재신청하는 절차를 진행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지난해 말 정부에 예타를 신청한 지 8개월 만이다.

나노·반도체 국가산단 예타 조사 신청 철회 결정은 최근 열린 한국개발연구원(KDI) 중간보고회에서 기업 입주 수요가 턱없이 적게 나와 사실상 예타 통과가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당초 시가 예타 신청 전 입주 의향 기업 수와 면적 등을 기준으로 조사한 입주 수요는 420%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달 말 KDI 나노·반도체 국가산단 중간보고회에서 내놓은 기업 입주 수요는 10%에 불과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KDI 설문조사가 탄핵과 대선 이슈로 사회·경제적으로 국가적 혼란했던 시기에 진행돼 기업들이 보수적으로 답변하고, 300인 이상 기업을 위주로 입주 수요를 반영하면서 크게 다른 결과가 나온 것으로 추측된다"며 "다만 KDI 측에서 수요조사 방식 등에 대해 밝히지 않고 있어 이런 결과가 나온 정확한 이유가 무엇인지 현재로선 알 수 없다"고 말했다.

2023년 3월 이장우 대전시장이 나노·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조성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대전시 제공

앞서 나노·반도체 국가산단 조성 사업은 예타 신청 준비 과정에서 면적과 기대 효과가 축소되면서 위기감이 감지됐다. 시는 지난달 17일 이택구 정무경제과학부시장 주재 브리핑을 통해 옛 충남방적 부지와 호남고속도로 부지 일부를 제외하면서 나노·반도체 국가산단 부지가 당초보다 118만㎡ 정도 축소됐다고 밝혔다. 또 후보지 발표 당시 6조2,000억 원에 달했던 생산유발효과가 KDI 기준에 맞춰 보상비를 제외하고 산출한 결과 9,700억 원으로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나노·반도체 국가산단 예타 신청 철회 소식이 알려지자 지역 정치권을 중심으로 책임 공방이 벌어졌다. 민주당 대전시당은 "좌초 위기에 놓인 국가산을 코앞에 두고도 '계산법 착오' 등 터무니없는 변명으로 잘못을 감추기에 급급했다"고 비판했다. 장철민 민주당(대전 동구) 국회의원은 "대전시의 기업유치 MOU 등 수요 확보 실적은 같은 시기 지정된 다른 국가산단과 비교해 턱없이 부족했다"며 "입지가 가장 유리함에도 준비 미흡으로 통과가 불가능한 예타를 신청한 것으로, 이장우 시장은 책임을 지고 시민들께 사과하라"고 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대전시당은 "대전시는 국가산단 후보지 지정 시 충분한 입주 수요를 확보하고 MOU와 입주 의향서를 LH에 제공했으며, LH 또한 지난해 2월부터 4월까지 KDI 예타 지침과 동일한 전화 설문조사를 해 420%의 입주 수요를 확인했다"며 "다만 예타 전화 설문 기간이 사회적 혼란이 있던 지난 상반기에 진행돼 결과가 달라진 것"이라고 대전시 입장을 들어 반박했다. 이어 "이 사업이 좌초된 게 아니라 진영을 떠나 힘을 모아 예타 통과를 위한 절치부심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관계자는 "현재 2023년 12월 입주 의향서를 낸 484개 기업에 일일이 연락해 KDI의 설문조사에 어떻게 답변했는지, 입주 의향은 여전한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며 "KDI의 입주 수요 조사 방식을 확인하고, 국토부, LH와 협력해 자료를 보완해 예타 조사를 재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성구 교촌동 일원에 528만㎡ 규모로 조성되는 나노·반도체 국가산단은 대덕연구개발특구의 첨단 연구개발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나노·반도체와 우주 항공 산업 분야를 중점 육성하기 위한 대전의 핵심 사업 중 하나다. 총 사업비는 3조4585억 원에 달한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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