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파크골프장 침수·복구 반복 ‘혈세 낭비’

박건우 기자 2025. 8. 18.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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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디 뒤집히고 토사·시설물 유실
공사비 덜 드는 하천변에 조성 탓
북구 1·서구 1·광산구 2곳 피해
"상습 침수 지역…복구비 눈덩이"
광주 북구 연제동 730에 위치한 북구파크골프장.

하천변에 설치된 광주 지역 파크골프장이 반복되는 침수 피해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적지 않은 예산을 들여 복구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8일 광주지역 5개 자치구 등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내린 기록적 폭우로 북구 연제동 730에 위치한 북구파크골프장 3만 4천336㎡의 60~70% 토사, 시설물이 유실돼 5억 8천700만원의 피해를 입었다. 북구의 경우 올해 파크골프장 침수피해로 토사 처리와 수해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한 54대의 장비와 인력 640명을 투입, 5억 9천 100만원의 복구 비용을 쏟았다. 서구 덕흥파크골프장도 올해 인조잔디, 마사토 유실 등 2억 7천만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복구에는 2억 8천만원이 소요됐다.

광산구 서봉·임곡 파크골프장은 폭우로 황룡강 제방 유실, 경계 펜스파괴 등 시설물 피해가 발생해 현재 복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매년 여름철 집중호우 때마다 파크골프장이 물에 잠기며 최소 수천만 원에 최대 수 억원대의 복구 비용이 매년 투입되고 있는 실정이다.

반복되는 문제에도 파크골프장이 하천변에 입지한 것은 국공유지인 하천부지를 이용하면 조성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광주 파크골프장 9곳 중 5곳, 전남 파크골프장 35곳 중 8곳이 하천부지에 조성돼 있다.

지자체 입장에선 하천부지 관리청의 사용허가만 받으면 토지 매입을 하지 않고 공짜로 땅을 쓸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상당수 지자체들은 부지조성과 잔디 보식 공사, 약간의 시설물 공사비만 투자하면 이곳에 골프장 조성이 가능해 매년 상습 침수피해에도 불구하고 하천부지에 골프장을 조성하는 '악수'를 두고 있는 셈이다.

전국적으로도 상황은 비슷하다. 2024년 충남 금산 봉황천 파크골프장의 경우 기존 18홀 파크골프장에 21억여 원을 들여 36홀을 증설했는데 준공 열흘 만에 전체(54홀)가 물에 잠겼다. 2023년에는 성남 탄천 수내파크골프장, 강원도 횡성군 진천 둔치 파크골프장 등이 수해로 큰 피해를 당하고 거액을 들여 복구 공사를 벌였다. 이외에도 하천변에 위치한 파크골프장 침수 사례는 수 없이 많다.

일부 전문가들은 산림청이 관리하는 국유림을 비롯해 도유림·군유림 등을 활용하는 방법이 대안이라고 입을 모으기도 한다.

광주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파크골프장 조성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하천 부지의 과도한 개발을 막아야 한다. 기상 이변이 심해지면서 앞으로도 이런 침수 사례가 반복될 것이다"며 "골프장 시설물이 피해를 입으면 이를 복구 하기 위한 불필요한 예산이 반복돼 쓰여지는데, 언젠가는 조성비용보다 그 금액이 커질 수 있다. 산림치유원과 연계한 숲속 파크골프 도입을 살펴 볼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반복되는 자연재해와 복구 비용에 대한 지자체들의 고민은 깊어질 수 밖에 없다.

구청 관계자는 "다양한 시민들이 파크골프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다 보니, 비용절감과 넓은 부지 확보를 위해선 하천부지에 조성할 수 밖에 없었다"며 "하천부지 파크골프장 조성에 대해서는 최선책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피해를 입은 파크골프장들은 조속히 이용할 수 있도록 안전한 시설 복구와 쾌적한 환경 조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건우 기자 pgw@namdonews.com
 
집중 호우에 피해를 입은 광주 북구 연제동 730에 위치한 북구파크골프장. /박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