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아파트 큰불 일으킨 ‘리튬 배터리 관리’ 철저해야
서울 마포구 창전동의 한 아파트에서 지난 17일 리튬 배터리가 불씨로 지목된 큰불이 나 20대 아들과 60대 어머니가 숨지고 주민 13명이 다쳤다. 불은 아들 방에서 충전 중이던 전동 스쿠터용 배터리에서 시작된 걸로 추정된다. 소방 당국이 화재 현장에서 배터리팩을 발견했고, 유족들은 “석유를 부은 것처럼 (불이) 확 올라왔다”고 증언했다. 불쏘시개가 된 리튬 배터리 관리와 아파트 방화 설비 강화가 당면한 숙제가 됐다.
리튬 배터리는 탈착형이라 대부분 가정으로 가져와 충전하는 게 일반적이다. 이 배터리는 사용 중 충격이나 과열, 불량 충전 등으로 내부 합선이 생기기 쉬워 폭발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 2020~2024년 리튬 배터리 관련 화재는 총 678건으로, 2020년 98건에서 2024년 117건으로 증가세다. 리튬 배터리는 불이 나면 소화기 등으로는 진압이 어렵고, 열폭주 현상으로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배터리를 실내에서 충전하는 건 가연물을 집에 들여놓는 꼴”이라고 지적한다.
이번 창전동 화재처럼, 주거가 밀집된 아파트 단지에서 이런 리튬 배터리 화재는 큰불로 번질 수 있다. 지난해 8월 인천 청라신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벤츠 전기차 화재도 부상자 23명·이재민 800여명에 전소·그을림 등 차량 피해는 2295대에 달했다. 전기와 수돗물 공급이 며칠째 끊겨 ‘전기차 포비아’를 일으켰다. 소방 당국은 취침·외출 시 완전 충전된 리튬 배터리가 방치되지 않도록 주의할 것을 권하고 있다. 실내·지하주차장 등에서의 배터리 안전 관리 요령을 숙지·공유하고, 필요한 진화 설비도 갖추도록 해야 한다.
아파트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보편적 주거 형태다. 하지만 노후화·고층화 등으로 화재 원인도 다양해졌다. 한 번의 사고로도 치명적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아파트의 특성상 소방설비 및 안전 기준을 꾸준히 강화해야 한다. 이번 창전동 화재 아파트나 지난달 17일 경기 광명시에서 3명의 목숨을 앗아간 아파트 화재 역시 가장 기본적인 안전 설비인 스프링클러가 없었다. 이런 안전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노후 단지엔 국비·지방비 보조 등을 통해서라도 진화·대피 장비 설치를 적극 장려해야 한다. 주민들도 관리비 부담이 더해질 수 있으나, 화재의 경각심을 높여 방화·안전 시설을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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