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무역협상단 인도 방문 취소"... 50% '관세 폭탄'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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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인도의 무역 협상이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인도에 50% 초고율 관세 부과를 예고한 가운데, 예정된 협상마저 무기한 연기되면서 타결 가능성은 더욱 불투명해졌다.
미국은 이달 초 인도에 25%의 상호관세를 매긴 데 이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문제 삼아 추가 25% 관세까지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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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구입 두고 미국과 갈등
백악관 "인도 기회주의적, 변해야 대우 받아"
印 모디, 관세 타격 줄이려 대규모 감세 단행

미국과 인도의 무역 협상이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인도에 50% 초고율 관세 부과를 예고한 가운데, 예정된 협상마저 무기한 연기되면서 타결 가능성은 더욱 불투명해졌다. 관세 폭탄이 불러온 경기 침체 압박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8년 만에 최대 규모 세제 개편을 단행하며 감세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미국·인도 협상 무기한 연기
18일 NDTV 등 인도 현지 매체에 따르면 당초 25~29일 예정됐던 미국 무역대표단의 인도 뉴델리 방문이 돌연 취소됐다. 새 협상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미국은 이달 초 인도에 25%의 상호관세를 매긴 데 이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문제 삼아 추가 25% 관세까지 예고했다. 이에 따라 오는 27일부터 인도산 수출품에는 총 50%의 관세가 적용된다. 브라질(50%)과 함께 미국 교역국 중 최고 수준이다. 25일 협상을 통해 추가 관세 발효 전에 긴장이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도 있었지만, 이번 결정으로 돌파구가 마련될 가능성은 사실상 낮아졌다.

양국은 지난 4월 이후 다섯 차례 협상을 이어왔지만 미국산 농산물·유제품 관세 인하를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여기에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두고 미국이 강경하게 나오면서 관계는 급속히 냉각됐다.
인도 정부는 강력 반발했다. 외교부는 “미국과 유럽연합(EU)도 러시아산 상품을 계속 수입하고 있는데 인도만 부당하게 표적이 됐다”고 비판했다. 모디 행정부는 보잉 P-8 대잠초계기, 스트라이커 장갑차,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 등 36억 달러(약 5조 원) 규모 미국산 무기 도입 계획을 보류하며 맞불을 놨다.

미국은 인도에 대한 압박 수위를 노골적으로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책사’로 불리는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은 17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기고에서 “인도가 미국의 전략적 파트너로 대우받기를 원한다면 그에 맞는 행동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도가 국제 제재 대상인 러시아 원유를 정제해 재수출하는 ‘공장’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인도 정유업체 수익이 결국 블라디미르 푸틴의 전쟁 자금으로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원유에서 손을 떼지 않는다면 무역 협상도 없을 것이란 의미로 해석된다.
관세 충격에 감세로 ‘민심 달래기’
미국과의 신경전이 길어질수록 인도 경제 타격은 불가피하다. 현지 인력채용 기업 지니어스HR테크 창업자 RP 야다브는 인도 PTI통신에 “미국 추가 관세가 인도 고용 시장에 직접적이고 실질적 충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의류, 자동차 부품 업종에서 20만~30만 명이 해고 위험에 놓일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제시했다.

오는 11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외교·경제 이중 압박에 놓인 모디 총리는 대규모 감세 조치로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오는 10월부터 자동차·전자제품에 적용되는 28% 세율을 폐지하고, 소비재 품목 세율은 기존 12%에서 5%로 낮추는 게 핵심이다. 세제 개편을 통해 내수를 진작하고, 경기 둔화를 막겠다는 계산이다.
동시에 중국·브라질과의 대미(對美) 공동 전선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모디 총리는 이달 31일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 톈진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난다. 2018년 이후 7년 만의 방중으로, 양국 정상은 미국과의 관세 전쟁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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