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부터 추천작까지… 광주극장이 준비한 ‘시네마 축제’

윤태민 기자 2025. 8. 18.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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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 감독의 확고한 연출·세 편의 신작
감각으로 빚어낸 독립·문학 영화
실험적 도전·새로운 영화적 체험 등
영화인 추천작과 대담 프로그램 마련
광주극장 전경. /광주극장 제공

광주 극장이 오는 20일부터 세계 거장 감독들의 신작과 독립영화, 그리고 영화인 추천작 프로그램까지 풍성한 라인업을 연이어 선보인다.

브라질, 프랑스, 영국 등 세계 영화계를 대표하는 감독들의 작품부터 국내 독립영화의 새로운 시도, 관객과 함께 소통하는 특별 프로그램까지 마련돼 관객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월터 살레스 감독의 신작 '아임 스틸 히어' 포스터. /광주극장 제공

◇아카데미·베를린·칸 등 석권한 세계 거장 감독 3인의 신작

20일 개봉하는 세계적인 명장 월터 살레스 감독의 신작 '아임 스틸 히어'는 1971년 브라질 군사 독재 정권하에서 발생한 강제 실종 사건을 다룬 실화 영화다. 행복했던 가정을 무너뜨린 남편의 실종 뒤, 진실을 밝히기 위해 일생을 건 여인의 여정을 통해 인간의 존엄과 기억을 되묻는다.

이 작품은 브라질 작가 마르셀로 파이바의 회고록 'Ainda estou aqui'를 원작으로 했으며 살레스 감독은 "어린 시절 파이바 가족과 친구였기에 반드시 이 이야기를 해야 했다"며 7년에 걸친 집념의 제작 과정을 밝혔다.

특히 담백한 연출, 절제된 연기가 여타 실화 영화와 차별화되면서도 남다른 깊이와 무게를 선사한다.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상, 제81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 각본상을 비롯해 전 세계 유수 영화제 53개 상을 수상했다.
 
브루노 뒤몽 감독의 신작 '엠파이어' 메인포스터. /광주극장 제공

21일 개봉하는 프랑스 감독 브루노 뒤몽의 신작 '엠파이어'는 프랑스 북부 해안 마을에 강림한 '메시아 아기'를 둘러싼 외계 세력들의 전쟁을 블랙코미디적 화법으로 풀어낸다.

선과 악, 종교적 상징과 정치적 풍자가 교차하는 독특한 세계관 속에서 인간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날카롭게 포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미키17'에서 요원 '카이'역으로 잘 알려진 아나마리아 바르톨로메이가 여전사 '제인'역을 맡아 특유의 신비로운 분위기와 거침없는 액션을 통해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작품은 제74회 베를린영화제 은곰상을 수상했다.
 
마이크 리 감독의 신작 '내 말 좀 들어줘' 포스터. /광주극장 제공
24일 개봉하는 '내 말 좀 들어줘'는 할 말을 참지 못해 늘 트러블이 생기는 팬지(마리안 장 밥티스트)와 그녀를 둘러싼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칸, 베니스, 로카르노 최고상을 석권한 81세의 노장 감독 마이크 리가 전 세계의 극찬을 받은 신작으로 '캐릭터 연구의 장인'으로 불리는 감독 특유의 내밀한 통찰력으로 현실에 있을 법한 생생한 주인공 팬지와 그 가족을 조명한다. 혼자는 외롭고 함께는 버거운 현대인의 고독과 불안한 심리를 섬세하면서도 담담히 파고든다. 로튼토마토 신선도 95%, '타임', '롤링스톤', '인디와이어' 등 해외 주요 매체들이 선정한 '올해 최고의 영화'에 꼽혔다.
 
영화 'THE 자연인' 포스터. /광주극장 제공

◇새로운 도전과 시도 'THE 자연인', '너는 나를 불태워'

노영석 감독의 'THE 자연인'이 20일 개봉하면서 국내 독립영화계에서는 오랜만에 반가운 신작이 찾아온다.

'THE 자연인'은 첩첩산중에 들어간 유튜버들이 귀신 콘텐츠를 찍다가 벌이는 '괴랄 서바이벌'을 그린 미스터리 팝업 코미디다. 노 감독은 시나리오부터 프리 프로덕션, 후반작업까지 전 과정을 홀로 해낸 1인 제작 프로젝트로 완성도를 높였다. 배우들이 실제 오지에서 먹고 구르고 뛰며 체험한 리얼리티가 영화의 힘으로 연결된다. 가짜를 진짜처럼 연기하는 사람들의 세계를 풍자적으로 담아낸 이 작품은 제49회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주목을 받았다.
 
마티아스 피녜이로의 신작 '너는 나를 불태워' 포스터. /광주극장 제공

27일 개봉하는 아르헨티나의 젊은 감독 마티아스 피녜이로의 신작 '너는 나를 불태워'는 고대 그리스의 시인 '사포'와 요정 '브리토마르티스'가 사랑과 죽음에 관한 대화를 나눈다는 허구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이탈리아의 시인, 소설가 체사레 파베세의 저서 '레우코와의 대화' 중 '바다 거품'을 독특한 방식으로 각색한 작품으로 체사레 파베세의 삶부터, 고대 그리스 신화 속 여성인물의 삶을 독해하듯 관객에게 전달한다. 더해 시의 파편들, 각주 또한 영화 내에 등장하며 일반적인 영화 문법에서 벗어나, 스크린을 통해 독서를 하는 체험처럼 새로운 감각을 보여준다. 이와 함께 감독이 촬영한 16㎜ 필름카메라로 담은 이미지는 색다른 비주얼을 선사한다.
 
영화인 추천작 상영 후 관객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시네마 다이어리', '해피아워' 프로그램. /광주극장 제공

◇추천작 상영 뒤 북토크·GV 진행

광주극장과 광주시네마테크는 오는 11월까지 영화인 추천작 상영 후 관객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시네마 다이어리', '해피아워'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첫 번째 상영작은 최지웅 영화포스터 디자이너의 추천작 '시네마 천국(23일 오후 3시)'으로 상영 후에는 '영화간판도감' 북토크가 이어져 단관극장의 추억을 공유한다. 영화 '시네마 천국'은 이탈리아 시칠리아의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영화가 세상의 전부인 순수한 소년 '토토'와 마을의 유일한 극장 영사기사 '알프레도'가 나누는 우정을 통해 삶의 의미를 따뜻하게 그려낸 작품으로 이탈리아의 두 거장 쥬세페 토르나토레 감독과 엔니오 모리꼬네 음악 감독이 첫 호흡을 맞추었고 뭉클한 스토리와 서정적인 음악으로 전 세계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광주극장 제공

두 번째 상영작은 진모영 감독이 추천한 음악 다큐멘터리 '서칭 포 슈가맨(30일 오후 3시)'으로 상영 후에는 진모영 감독과 박일구 사진가가 대담을 나눌 예정이다. '서칭 포 슈가맨' 단 두 장의 앨범만 남긴 채 사라져버린 전설의 록 스타 '슈가맨'을 찾아 떠난 두 열성 팬의 기발하고 아름다운 여정을 담은 음악다큐다. 전형적인 다큐멘터리 형식을 타파해 마치 추리물 같은 긴장감을 선사하는 신선한 전개와 자기 자신 조차도 몰랐던 '슈가맨'의 감동적이고 매력적인 스토리, 영혼을 울리는 강렬한 OST는 영화가 끝나도 한동안 귓가에 맴돈다.
/윤태민 기자 ytm@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