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광복은 연합군 선물” 언급한 독립기념관장, 물러나야

한겨레 2025. 8. 18.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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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이 지난 15일 "광복은 연합군 승리로 얻은 선물"이라고 언급한 광복 80주년 기념사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독립운동의 가치를 높이고 계승하는 데 앞장서야 할 독립기념관장이 광복절에 오히려 독립운동의 역할을 깎아내리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이다.

그는 '해방은 하늘이 준 떡'이라는 함석헌 선생의 말을 인용하면서 "독립전쟁 승리로 광복을 쟁취했다는 민족사적 시각과 배치되는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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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이 광복 80주년 기념식에서 발언하는 모습. 독립기념관 유튜브 갈무리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이 지난 15일 “광복은 연합군 승리로 얻은 선물”이라고 언급한 광복 80주년 기념사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독립운동의 가치를 높이고 계승하는 데 앞장서야 할 독립기념관장이 광복절에 오히려 독립운동의 역할을 깎아내리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이다. ‘8·15 광복은 연합군의 승전 결과’라는 주장은 식민지 근대화론을 주창하는 뉴라이트의 궤변이다. 지난해 윤석열 전 대통령이 독립기념관장으로 임명할 때부터 부적격자라는 비판을 받아온 김 관장이 논란을 자초해 광복 80돌의 의미를 크게 퇴색시킨 것이다.

김 관장은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행사에서 “광복을 세계사적 관점에서 보면, 연합국의 승리로 얻은 선물”이라고 했다. 그는 ‘해방은 하늘이 준 떡’이라는 함석헌 선생의 말을 인용하면서 “독립전쟁 승리로 광복을 쟁취했다는 민족사적 시각과 배치되는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명백한 견강부회다. 함석헌 선생의 말은 광복에 기여한 민중의 역할을 강조한 것이다. 어느 파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취지다. 이를 ‘연합군의 선물’이라고 해석하는 것은 본질을 왜곡한 것이자, 함 선생에 대한 모독이다. 김 관장은 “언론에서 ‘연합국의 승리로 광복이 됐다’는 인용 부분만 발췌해 왜곡 보도했다”며 오히려 언론 탓을 한다. 그러나 연설문 전문을 보면, 광복에 대해 ‘연합국의 승리’라는 주장과 ‘독립전쟁 승리’라는 주장을 등치시켜 상대화하고 있다. 그러면서 “사회 갈등에는 역사 문제가 한몫 차지하고, 광복에 관한 역사 인식의 다름이 자리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국민 통합’을 당면 과제로 꼽았다. 마치 뉴라이트 사관을 인정하는 것이 국민 통합인 것처럼 주장한 것이다. 연설문의 종결이 “역사를 이해하는 데는 다양한 해석이 존재하지만, 그 다름이 국민을 분열시키는 정쟁의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김 관장은 광복절 날, 뉴라이트 사관도 인정해 달라는 말을 하고 싶었던 건가.

김 관장은 임명 전부터 친일파 인사들의 명예회복 주장과 백선엽 장군 옹호 발언, 광복절 부정 발언 등으로 숱한 논란을 일으켰다. 지난해 관장에 취임한 뒤에는 독립기념관 개관 이래 처음으로 광복절 경축식을 취소하기까지 했다. 김 관장의 연설에 광복회 등 독립운동 관련 단체들이 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오독의 결과가 아니다. 뉴라이트 사관을 계속 주창할 거라면 하루빨리 그 자리에서 물러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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