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와 맞닿은 철도, 일본 소도시를 '핫플'로 이끌다
(3) 일본 철도가 이끄는 소도시의 부활
신칸센 개통으로 교통 인프라 획기적 개선
‘은하철도999’·'도라에몽' 등 캐릭터 연계
철도회사와 협업 관광상품 개발 경제 활성
단순 교통수단 넘어 도시 재생 플랫폼 역할
호텔·도서관 신축 등 인구소멸 극복 신호탄




# 지역과 함께 달리는 철도, 소도시 재생의 열쇠
철도 개통으로 인해 대도시들은 풍부한 혜택을 누리는 반면 노선 중간의 소도시들은 이제 막 발전 초입에 들어선 상태다. 이에 일본은 소외되기 쉬운 지역에도 관광의 숨결이 스며들 수 있도록 지역 고유의 문화와 매력을 누릴 수 있는 플랫폼으로 재해석하며, 철도 연계형 관광 상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 지역 철도를 담당하고 있는 JR서일본 역시 다양한 노선의 수익성 문제에 대한 고민을 지역 관광과 연계해 풀어가고 있다.
일본 쓰루가 현지에서 만난 JR서일본 카나자와 지사 홍보 담당 카타이 씨는 "단순 통학이나 출퇴근 목적으로만 쓰이는 노선은 매출이 정해져 있다"며 "그래서 이를 통해 지역의 활성화를 위한 관광열차 등을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창문 너머 경치를 즐기는 데 집중한다거나, 지역의 유명 온천까지 가되 중간중간 특색 있는 먹거리를 위해 또 다른 지역에 정차하는 등 다양한 테마로 10개 넘게 운영 중이다"며 "또 자전거를 싣는 등 이용자의 취향이나 계절에 맞춰 콘셉트를 3개월에 한번씩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 '은하철도999'가 달리는 쓰루가 철도 이야기
오사카에서 열차를 타고 2시간이면 도착하는 후쿠이현에 있는 소도시 쓰루가. 하루면 유명 관광지를 거의 다 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작은 항구도시다.
쓰루가역에 내리자 도로 양 옆으로 넓직한 아케이드 거리가 쭉 펼쳐져 있었다. 자연스럽게 걷다 보니 익숙한 캐릭터의 청동상들이 눈에 띄었다.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던 마츠모토 레이지의 만화 '은하철도 999'의 메텔과 철이다. 청동상 뿐만 아니라 버스정류장 안내판과 시내버스 내부에도 만화 캐릭터들이 그려져 있어 하나하나 찾아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낯선 도시에서 낯익은 캐릭터를 마주하는 순간 이 도시와 성큼 가까워진 듯했다.
반전은 쓰루가와 은하철도999가 특별한 인연이 없다는 거다. 그렇다면 왜? 라는 의문이 따라온다. 사단법인 쓰루가 관광협회에서는 '은하철도999=철도·과학·미래'와 연관됐다고 설명했다. 즉 '철도'라는 공통성으로 연결됐다고 볼 수 있다.
쓰루가는 일본의 동해쪽에서 처음으로 철도가 깔린 도시로 1912년부터 이 역을 통해 유럽-아시아를 잇는 열차가 달렸다. 열차 덕분에 일본에서 유럽까지 배로 한 달 걸리던 것이 도쿄-파리 이동을 17일로 단축했다. 일본과 유럽을 잇는 관문이자 메이지시대 이후 교통의 요지였던 쓰루가를 은하철도999와 연관시킨 것이다. 이처럼 철도에 진심인 쓰루가는 철도의 역사를 모아놓은 철도박물관이 따로 있을 정도다.


주요 관광지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도 늘었다. 1905년 석유저장용 창고로 만들어진 후 현재는 복합문화시설로 탈바꿈한 붉은벽돌창고. 2009년 1월에는 국가 등록 유형 문화재에 등록됐다. 이 창고에 들어서면 쓰루가가 철도와 항구 도시로 번영했던 모습을 축소해 재현한 디오라마 보고 지역 특산품이나 열차와 연관된 다양한 기념품을 구매할 수 있다.



# 간사이 관광객까지 사로잡은 도야마
쓰루가에서 호쿠리쿠 신칸센을 타고 1시간 30분 정도 걸려 도착한 도야마역. 여기서 또다시 철도를 타고 20분만 가면 일본 대표 국민 캐릭터 '도라에몽'을 만날 수 있다. 도라에몽 작가 후지코 F 후지오의 생가가 있는 타카오카시에서 도라에몽 캐릭터를 관광화 시켜 관광객을 유인한 것이다.
타카오카역에 내리자 마자 커다란 도라에몽 우체통이 반겨줬고, 역사 내에는 도라에몽 기념품 가게가 따로 있었다. 역 밖으로 나와 도로만 건너면 도라에몽 캐릭터 동상들이 줄지어 있는 '도라에몽 산책길'이 이어졌고 산책길이 조성된 건물의 타카오카 시립도서관에는 도라에몽 초판본을 포함해 관련 서적 400여권이 소장돼 있다.

다시 도야마역으로 돌아와 역에서 10분 정도 걸으면 한때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스타벅스가 있는 간스이공원에 도착한다. 과거 후간 운하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게 되자 새롭게 정비해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도시 수변공간으로 만들어 후간운하공원이라고도 불린다.
공원 다리 전망대에 오르면 한눈에 들어오는 공원을 배경으로 겹겹이 이어진 산능선들이 그림처럼 펼쳐지는 장관을 감상할 수 있다.
이외에도 도야마는 일본 3대 협곡 중 하나이자 일본 비경 100선에도 선정된 구로베 협곡이 유명하다. 창문 없는 차량에서 협곡의 대자연을 즐길 수 있는 트로코 전차도 인기다.
이처럼 매력적인 관광지들로 관광객 맞이 준비를 마친 도야마는 신칸센 개통에 맞춰 국내외 관광객 유치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도야마시 기획조정실 오쿠다 씨는 "도야마는 주로 관동 지역에서만 관광객들이 찾아 왔는데 신칸센 완전 개통 이후 간사이 지역에서도 찾아올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라며 "이를 활용해 국내외 관광객들이 도야마의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 도야마에서 숙박 시 숙소 데스크에서 트램 무료 이용권 2장을 주거나 해산물이 맛있기로 유명한 만큼 '스시'를 집중 공략해 관광 안내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얼마 전 오사카역에서 도야마 유명 스시를 판매했는데 완판됐었다. 뿐만 아니라 인근 다른 현과 함께 간사이 지역에 직접 가서 호쿠리쿠 지역에 대해서 홍보를 하는 등 관광객 유치에 집중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신섬미 기자·사진=조나령 PD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