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논단] K-금융의 환골탈태

이재경 국장(천안주재) 2025. 8. 18.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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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역시 올해에도 신의 직장은 '은행'인 것 같다.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을 제외한 일반직 종사 직업군에서 은행들이 올해 상반기 중 평균 급여액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시중은행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 직원들이 올 상반기 수령한 평균 급여액은 6350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평균 급여액 6050만원 대비 300만원(4.96%) 증가한 수치다. 은행별로 보면 하나은행이 6800만원으로 다른 3개 은행(6200만원)보다 높았다. 

하반기에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4대 은행 직원들의 올해 평균 연봉은 1억2000만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워라밸'을 떠나 액수만 보자면 단연 꿈의 직장이다. 

은행권의 급여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은 은행들이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4대 은행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8조968억원으로 전년 동기 6조9838억원 대비 15.9% 늘어난 바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1조1000억원 가량 더 번 것이다.  

은행들이 금리 인하 요인에도 이처럼 순이익이 증가한 것은 전체적으로 대출 규모가 확대된 때문이다. 돈을 쓰려는 사람들이 많으니 대출금액이 많아지고 자연스럽게 이자 장사로 돈을 벌게 된 것이다. 

경제계는 이번 보고서에서 4대 은행의 상반기 급여액이 삼성, LG전자, 현대자동차, 카카오 등 국내 대기업들을 훌쩍 뛰어넘은 것을 주목하고 있다. 물론 비판적인 시각에서다. 

세계 시장을 무대로 기업 간, 또는 국가 간 경쟁을 통해 생산 및 영업활동을 해 돈을 버는 일반 기업들과 달리 은행들은 독점적 지위를 가지고 단순히 이른바 '예대마진'을 통해 돈을 버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실제 이 같은 은행의 '땅 짚고 헤엄치기 식'의 예대마진 활용 수익 성과는 대통령으로부터도 우려의 시선을 받았다.

앞서 지난달 24일 이 대통령은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며 "금융기관도 건전하게 성장·발전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든다"며 "손쉬운 주택담보대출 같은 이자 놀이, 이자 수익에 매달릴 게 아니라 투자 확대에도 신경 써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날선 비판이다. 사실상 금융권에 대한 경고 메시지다. 화들짝 놀란 금융권이 즉각 반응했다.  

금융위원회는 나흘 후 은행연합회, 금융투자협회,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저축은행중앙회 등 관련 협회장과 회의를 열고 생산적 금융 확대를 의한 정부 금융 당국의 건전성 규제 개선, 금융권의 100조원 첨단 산업 펀드 조성 등 다양한 대책을 내놓았다. 

전 정권 때 수년간 까닥 않던 금융당국과 은행들이 새 대통령의 한마디에 움직이는 모양새다. 

일단 환영이다.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지 모르겠지만,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 점수를 주고 싶다. 

하지만, 그 변화는 환골탈태 수준이 되어야 한다. 은행들은 그동안 안주해 왔다. 국가 사회적 책임은 등한시 한 채 정권의 입맛만을 맞추면서 결과적으로 이자놀이로 시스템을 유지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국내 은행이 단 한 곳도 없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가까운 일본의 은행들은 연간 영업 이익의 50% 이상을 해외 시장에서 벌어들였지만, 우리나라의 4대 은행들은 단 11%를 벌어들이는데 그쳤다.
오히려 되레 실기와 판단 착오로 해외 부동산 시장에서 '까먹은' 돈만 해도 조 단위에 이른다. 

정말 환골탈태 해야 한다. 시스템은 물론이거니와 마인드의 처절한 변화가 필요하다. K-팝,  K푸드, K컬처가 세계를 누비는 마당에 'K-금융'은 아직도 '우물 안 개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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