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원전 빠진 국정계획, 에너지 불확실성 더한다

경북일보 2025. 8. 18.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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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놓은 5개년 국정운영계획에 원자력 발전이 빠졌다. '재생에너지 중심 대전환' 기조는 명확히 적시했지만 원전은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차세대 먹거리로 꼽히는 소형모듈원전(SMR)조차 계획에 없다. 이는 단순한 문구 누락이 아니라 산업과 국가 전략에 불신을 던지는 신호다. 한수원 본사와 월성·한울 원전이 자리잡고 있는 경북의 원전산업도 걱정이 크다. 글로벌 원전시장이 '르네상스' 국면에 접어든 지금 지난 문재인 정부 때의 '탈원전' 악몽을 되새기게 하고 있다.

전력 수요는 AI 데이터센터 확산과 급격한 기후변화 등으로 급증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량이 6년 내 4배 이상 늘 것이라 전망한다. 'AI 3대 강국'을 외치지만 안정적 전력 공급 없이는 허상에 불과하다. 그러나 정부는 환경 원리주의적 관점의 태양광·풍력에만 예산을 집중할 계획이다.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은 기술로도 한계가 명확하다. ESS(에너지저장장치) 역시 아직 상업성과 경제성 측면에서 취약하다. 당장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면서 원전을 폐기하는 모순된 정책을 펴고 있다.

미국은 원전 용량을 2050년까지 4배 확대하겠다고 선언했고 프랑스·영국·벨기에 등도 노후 원전 수명을 연장하거나 신규 건설에 나서고 있다. 탈원전을 접었던 타이완과 덴마크, 규제를 풀어낸 미국 일리노이·위스콘신주의 사례도 이를 방증한다. 반면 한국은 문재인 정부 탈원전 정책의 후유증으로 원전 생태계가 붕괴 직전까지 갔다. 이제야 체코 신규 원전 수주, 신한울 3·4호기 착공 등 반등 조짐이 보이는데 또다시 정부가 원전 산업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

전력 수급 안정성과 탄소중립을 동시에 달성할 현실적 대안은 원전이다. 재생에너지가 필요하다고 해도 그것만으로는 국가 산업 전반의 전력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 원전은 365일 24시간 가동 가능한 가장 저렴하고 안정적인 전력원이라는 것이 국제적 결론이다. 게다가 한국은 바라카 원전 성공 경험과 체코 원전 수주로 이미 세계적 경쟁력을 입증했다. 원전 수출은 국가의 외교·안보와 직결되는 전략 산업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원전을 국정과제에서조차 누락시킨 것은 국가 전략의 일관성을 의심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