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계엄 다시 하면 된다’고 해”···윤석열 재판서 다시 나온 추가 증언
지난 5월 오상배 전 부관 증언 이후
운전 수행 부사관 이 중사도 언급
‘지시로 블랙박스 영상 삭제’도 진술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3 불법 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재판에 다섯 번째 불출석했다. 피고인 당사자 없이 진행된 궐석 재판에서는 지난해 12월3일 계엄 선포 당일 윤 전 대통령이 이진우 전 육군수도방위사령관에게 “계엄을 다시 하면 된다”고 언급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18일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공판을 열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다시 구속된 이후 열린 다섯 번의 내란 재판에 건강상 이유를 들어 모두 불출석했다. 재판부는 앞선 세차례 재판은 ‘기일 외 증인신문’ 방식으로 진행하고, 지난 11일에 이어 이날 열린 재판은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의 출석 거부에 따른 궐석 재판으로 진행했다.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이날 재판 전 취재진과 만나 ‘향후에도 계속 재판에 나오지 않는 것이냐’는 질문에 “건강이 회복되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 피고인이 어떤 상태냐’ ‘병원 진료를 에약한 것이냐’ 등 질문에는 모두 답하지 않았다.
피고인석이 빈 채로 열린 이날 재판에서는 이진우 전 사령관의 운전 수행 부사관이었던 이민수 중사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중사는 계엄 당일 이 전 사령관이 국회 앞으로 출동할 때 관용차를 운전했다.
이 중사는 당시 차 안에서 이 전 사령관과 윤 전 대통령이 통화한 것을 들었다며 “첫 번째 통화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고, 두 번째 통화에서 ‘총’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계엄을 다시 하면 된다’고 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뉴스에서 듣던 목소리라 윤 전 대통령이라는 것을 알았다”고 했고, 총과 관련해 어떤 언급을 했느냐는 질문에는 “총을 ‘써서라도’인지 ‘쏴서라도’인지 잘 모르겠지만, 총을 이용하라는 취지였던 것 같다”고 진술했다.
앞서 이 전 사령관과 국회 앞에 함께 출동해 같은 차량에 대기 중이었던 오상배 전 수방사령관 부관(대위)도 지난 5월 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비슷한 내용을 증언했었다.
이 중사는 계엄 해제안 가결 이후인 12월6일쯤 오 대위의 지시에 따라 당시 운전했던 관용차의 블랙박스 녹화 영상을 삭제했다고도 진술했다. 오 대위가 “블랙박스 좀”이라고 말했는데, 이 중사는 “삭제하라는 취지로 받아들였다”며 “군 특성상 계엄 당일 대기하고 있던 여의도 진지 위치가 알려지면 안 된다는 생각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총을 쏴서라도’ 같은 지시를 들었을 때 “믿음이 깨진 것 같았다”고도 했다.
이 중사는 그간 수사기관 조사에선 이런 증언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 이에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들은 “안규백 국방부 장관 취임 이후 계엄 당시 명령에 복종하지 않거나, 거부한 사람에 대해 포상하겠다고 했는데 이 때문에 (이 중사가)법정에서 진술을 번복한 것 아니냐”며 반발했다.
김정화 기자 cl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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