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2주 만에 ‘무효화’ 언급?···키움 “송성문 포스팅 성공시 6년 120억 계약은 파기”

이두리 기자 2025. 8. 18.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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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송성문. 키움 히어로즈 제공



송성문(29·키움)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진출은 오지 않을 수도 있는 미래다. 미국에서 제안을 못 받거나 합의하지 못하면 시도로 끝난다. 키움과 6년짜리 비FA 다년계약을 맺은 송성문에게는 메이저리그 도전이 하나의 옵션이다.

그러나 이 일련의 시뮬레이션은 앞뒤가 크게 어긋나 있다. 키움과 다년 계약을 맺은 지 2주 만에, 송성문은 미국 진출 도전 의사를 선언했고 키움은 이를 지지한다며 ‘계약 무효화’ 가능성을 드러냈다.

송성문은 지난 17일 “이번 시즌 끝나고 MLB 포스팅 신청을 해 볼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2015년 데뷔한 송성문은 이번 시즌이 끝나면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 입찰)을 통한 해외 리그 진출 자격인 7시즌을 채운다.

송성문은 시즌 초반만 해도 확신이 없었다. 6월만 해도 “냉정하게 나는 MLB에서 뛸 수준의 선수가 아니다. 곧 서른이 되는데 내 실력으로 MLB에 도전하는 건 현실적이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사실상 다년 계약 직후, 포스팅 계획을 선언했다. 허승필 키움 단장은 “메이저리그 구단에서 송성문에게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던 건 아니라 선수 본인도 처음엔 반신반의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송성문은 지난 4일 키움과 6년 120억 원의 초대형 비FA 다년계약을 맺었다. 대형 다년계약을 해놓고 팀을 떠날 가능성을 언급하는 선수는 상식적이지 않다. 그러나 허 단장은 “포스팅에 실패한다고 해도 송성문이 손해 보는 건 아무것도 없다”라며 “밑져야 본전이기 때문에 송성문이 편하게 (도전 의사를) 이야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120억원을 투자해 잡은 선수가 떠날 가능성을 공언했는데 구단이 그 입장을 대변하는 희한한 상황이다. 실제로 송성문이 포스팅에 성공할 경우에는 키움이 손해보는 게 없다. 120억짜리 장기계약은 사라지고 키움은 이적료를 챙길 수 있다. 허승필 단장은 “송성문이 포스팅으로 미국에 가게 되면 계약은 파기된다”고 했다.

키움 송성문. 연합뉴스



키움 관계자는 “송성문은 예전부터 메이저리그 도전 의사를 꾸준히 보여 왔다”라며 “비FA 다년계약을 맺을 때에도 미국 진출과 관련한 이야기를 했고 구단은 선수의 도전 의사가 있다면 지원하겠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반드시 필요한 선수임을 강조하면서 뺏기지 않기 위해 맺는 것이 비FA다년 계약인데, 키움은 6년 120억 계약을 ‘발표’해놓고 계약이 발효되기도 전에 미국 진출을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송성문과 키움의 행보는 지난 4일 계약 발표 당시 “팀의 중장기 계획 실현을 위해 송성문과의 장기 계약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라며 “송성문이 앞으로 팀의 전력과 경쟁력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주리라 믿는다”라고 했던 계약 취지에도 완전히 어긋난다.

시즌 종료 뒤 송성문이 실제로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게 된다면, ‘6년 120억 전액 보장’이라는 초대형 계약은 실체 없는 퍼포먼스에 불과해진다. 120억을 지출하지도 않고, 6년 동안 붙잡아두지도 않게 된다. 이를 다 감안하고 시즌 중에 초대형 계약을 발표한 것이다.

비FA 다년계약은 프랜차이즈 스타의 상징이다. 금액의 규모에는 선수와 오랫동안 동행하고자 하는 구단의 의지가 반영된다. 리그의 계약 질서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송성문의 다년계약 후 메이저리그 도전 선언까지는 2주일이 채 걸리지 않았다. 리그를 흔든 120억 계약이 무효화될 수도 있는 중대한 사안이 ‘밑져야 본전’이라는 무책임한 수사로 포장되고 있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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