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해도 안 받는 중국…무용지물인 중일 군사 전용 핫라인

류호 2025. 8. 18.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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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군과 일본 자위대가 2023년 방위 당국 간 전용 회선인 핫라인을 설치했지만 지금까지 단 한 차례만 이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은 중국 측에서 연락이 오면 신속히 응답하는 체계로, 현장 담당자 간 조율이 끝나면 고위 간부가 대응하는 상황을 상정한다.

중국의 이 같은 상황 때문에 일본 방위성 내부에선 핫라인 활용에 대한 비관적인 인식만 확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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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일, 2023년 3월 해공 연락 체계 구축
의례적 통화 빼면 한 차례도 사용 안 해
"2021년부터 관련 회의 없어, 재개를"
중국군 Y-9 정보수집기가 지난해 8월 26일 일본 영공을 일시 침범해 비행하고 있다. NHK 홈페이지 캡처

중국군과 일본 자위대가 2023년 방위 당국 간 전용 회선인 핫라인을 설치했지만 지금까지 단 한 차례만 이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일 간 우발적인 군사 충돌을 피하고자 만든 긴급 연락 시스템이지만 무용지물이었던 셈이다. 양국 간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위기관리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일본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중국군과 자위대는 2023년 3월 '해·공 연락 체계' 구축 차원에서 핫라인을 개설했다. 양국 간 혹시 모를 무력 충돌을 피하고자 방위 당국 간부끼리 직접 연락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설치 이후 실제 이용한 건 겨우 한 차례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설치 약 한 달 뒤 중일 방위장관이 의례적으로 20분간 통화한 게 전부였다. 사실상 현장에서의 연락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중일 간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핫라인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중국 군용기인 Y-9 정보수집기가 처음으로 일본 영공을 침범했고, 지난 6월에는 중국군 전투기가 태평양 공해상에서 비행 중인 해상자위대 초계기로 접근했다. 한 달 뒤인 지난달에는 동중국해 공해상에 있는 항공자위대 정보수집기로 중국군 전투기가 다가오기도 했다. 아사히는 "양국 간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는 데도 방위 당국 간 핫라인은 기능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왕이(왼쪽) 중국 외교부장과 모테기 도시미쓰 당시 일본 외무장관이 2020년 11월 24일 도쿄에서 열린 중일 외교장관 회담 기자회견에서 양국 방위 당국 간 해공 연락 체계 운용 방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자위대는 중국군 전투기가 접근했을 당시 핫라인을 이용해 연락을 시도했지만, 중국군이 받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방위성 관계자는 아사히에 "일본 측은 핫라인을 통해 간부 회담을 준비하려고 했지만 중국 측이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핫라인이 제 기능을 못 하는 건 양측의 이용 절차가 다르기 때문이다. 일본은 중국 측에서 연락이 오면 신속히 응답하는 체계로, 현장 담당자 간 조율이 끝나면 고위 간부가 대응하는 상황을 상정한다. 반면 중국은 핫라인을 이용하려면 사전 준비 작업을 거쳐야 한다. 방위성 관계자는 "중국 측은 현장에서 핫라인이 울리더라도 응답할 권한이 없다"며 "중국은 핫라인에 응답하려면 외교 라인을 통한 사전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이 같은 상황 때문에 일본 방위성 내부에선 핫라인 활용에 대한 비관적인 인식만 확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해서라도 핫라인 체계는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대화를 통해 이용 방안을 상황에 맞게 수정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안보 전문가인 고타니 데쓰오 메이카이대 교수는 아사히에 "양국 간 해공 연락 체계를 논의하는 연례 회의와 전문가 회의가 2021년부터 열리지 않고 있다"며 "회의 재개를 제안하고 핫라인 중요성과 운용 방식을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쿄= 류호 특파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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