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이 못 가진 영토, 싸움 없이 넘기라니 안 돼" 우크라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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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의 정상회담에서 러시아가 전략적 요충지 등 미점령지를 포함해 광범위한 영토를 넘기라고 요구한 데 대해 우크라이나에선 분노가 일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6일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알래스카 회담에서 우크라이나의 도네츠크·루한스크주(州) 양도를 조건으로 일부 점령지를 반환하고, 자포리자·헤르손 지역 전선을 현 상황에서 동결하는 영토 조정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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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방어거점·거주민 25만 명 내줘
언론 "러시아 전쟁 범죄 잊어선 안돼"

미국과의 정상회담에서 러시아가 전략적 요충지 등 미점령지를 포함해 광범위한 영토를 넘기라고 요구한 데 대해 우크라이나에선 분노가 일고 있다. 되돌려받는 점령지보다 러시아가 가져가는 지역이 더 큰 데다,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에 대한 보상이 주어져서는 안 된다는 인식에서다.
러 '점령지 15:1 맞교환' 주장에 반발
영국 가디언은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내부에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러시아의 영토 양도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주로 야당·무소속 의원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빗발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6일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알래스카 회담에서 우크라이나의 도네츠크·루한스크주(州) 양도를 조건으로 일부 점령지를 반환하고, 자포리자·헤르손 지역 전선을 현 상황에서 동결하는 영토 조정안을 제시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4개 주의 모든 지역을 넘기라는 당초 요구에서는 다소 후퇴한 것이지만, 러시아군이 강한 공세를 펼쳤어도 점령하지 못한 영토가 여전히 양도 대상에 포함됐다. 교환 조건도 공정하지 않다. 로이터에 따르면 러시아가 수미와 하르키우 등지에서 되돌려 주기로 제안한 점령지는 440㎢에 불과하지만, 그 대가로 우크라이나가 양도해야 할 영토는 6,600㎢로 15배 차이가 난다.
"주요 방어선, 전투 없이 못 넘겨"

우크라이나 내에서는 이 같은 영토 양보 요구를 수용하는 것은 사실상의 항복이라는 주장이 이어진다. 할리나 얀첸코 하원 의원은 이날 가디언에 "푸틴 (대통령)이 원한다고 해서 싸우지도 않고 새로운 영토를 넘기는 건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양도를 요구한 지역에는 25만5,000명의 우크라이나인이 거주하고 있다며 "영토 거래는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을 거래하는 것과 같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순히 명분을 둘러싼 문제만은 아니다. 러시아가 양도를 요구하는 도네츠크주 미점령 지역에는 미국 전쟁연구소(ISW)가 지난 8일 "러시아의 영토 야망에 지난 11년간 큰 장애물이 됐다"고 평가한 도네츠크 방어선과 거점도시 크라마토르스크가 위치하고 있다. 오랜 기간 러시아가 탐냈으나 끝까지 지켜 온 주요 방어선을 전투도 없이 넘길 수 없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야당 유럽연대당 소속의 올렉시 곤차렌코 의원은 "푸틴 (대통령)이 전쟁으로 얻지 못한 지역을 협상을 통해 받아내려 한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언론도 전쟁 범죄를 저지른 러시아에 전리품을 안겨 주는 데 반대에 나섰다. 현지 매체 우크라인스카프라우다의 세브길 무사예바 편집장은 17일 칼럼에 "우리에겐 (전쟁범죄가 일어난) 부차 이지움 마리우폴, 그리고 (러시아가 자행한) 고문·학살·아동납치를 잊을 권리가 없다"고 썼다. 이어 현 상황은 "군사적 패배가 아닌 정치적 패배"라며 "알래스카 회담은 우리가 지지 않았지만 패배를 인정해야 하는 것처럼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정혁 기자 dinn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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