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0주년 특집]AI가 바꾸는 세상 길을 묻다<6>집의 개념이 사라지는 2030-2040년

이영란 기자 2025. 8. 1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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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I의 상용화는 인류의 주거 환경의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현대건설 제공

인공일반지능(AGI)의 상용화는 인류의 주거 환경에 전례 없는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집'이라는 물리적 공간의 의미가 희석되고, '내 집 마련'이라는 한국인의 오랜 꿈이 '구독의 대상'으로 재정의 되는 시대. 부동산이 투자 자산에서 경험 자산으로 패러다임 전환이 예고되는, 그 거대한 변화의 초입에 우리는 지금 서 있다.

◆물리적 공간의 해체=어디든 집이 되는 시대

#장면 하나

2035년경, AGI가 관리하는 스마트 빌딩 내 한 사무실. 아침에는 50평 규모의 홈오피스였던 공간이 저녁에는 20평 원룸 3개로 분할되고, 주말에는 다시 하나의 대형 파티룸으로 통합된다.

클로드(Claude) 딥리서치에 따르면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공간의 유동성이다. 2035년경부터 AGI가 관리하는 스마트 빌딩들은 나노 소재와 복합 구조체로 이루어진 벽과 바닥을 통해 실시간 구조 변경이 가능해진다. 주거 공간은 더 이상 고정된 면적과 구조로 정의되지 않는다. 사용 목적과 시간대, 인원 구성, 활동 유형에 따라 끊임없이 재편되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개인 생활의 패턴을 바꾸는 것뿐 아니라, 도시의 밀도를 효율적으로 조정한다. 하루 단위로 공간 활용도를 재구성할 수 있게 되면서, 전통적인 주거·업무·상업 구역의 경계는 무너지고 도시 공간의 가변성이 사회 전반에 확산된다.

또 다른 변화는 물리적 거리의 제약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6G 초고속 네트워크와 초실감 홀로그램 기술이 결합하면서, 가족이나 공동체는 더 이상 한 공간에 모여 살 필요가 없다. 각자가 전 세계 어디에 있더라도 동일한 가상 공간에서의 공동 생활이 가능해졌다. 홀로그램은 단순한 화상 통화를 넘어 피부색조와 표정, 손동작, 공간 분위기까지 사실적으로 구현한다. AGI는 감정과 대화 맥락을 분석해 최적의 가상 환경을 조성하며, 그 결과 가상과 현실은 사실상 구분이 불가능해졌다. 박영숙 유엔미래포럼 회장은 "서울, 부산, 뉴욕에 흩어져 사는 가족은 매주 시간을 맞춰 가상 거실에서 가족 영화를 볼 수있다"며 "물리적으로는 떨어져 있지만 정서적으로는 더 가깝게 지낼 시대가 곧 도래한다"고 전했다.

◆소유에서 경험으로=하우징 애즈 어 서비스(HaaS)의 부상

2030년대 중반에 이르면 글로벌 부동산 기업들은 AGI 기반의 '하우징 애즈 어 서비스(HaaS)'를 표준화된 상품으로 개발해 '주거 구독 서비스'를 제공할 전망이다. 개인은 주택을 소유하지 않고, 필요에 따라 공간을 구독한다. 대형 기술기업은 물론 국제적인 부동산 투자사와 도시 재개발 기업이 이 시장에 진입하며 글로벌 경쟁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용자는 일정한 구독료를 지불하면 세계 어디서나 자신의 현재 상황과 라이프스타일에 최적인 집을 배정받을 수 있다. AGI는 직업, 건강 상태, 사회적 관계망, 취미 활동까지 종합하여 개인화된 공간을 추천한다. 운동을 즐기는 사람에게는 스포츠 시설과 가까운 주거지를, 심리적 안정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자연 친화적 공간을 배정하는 식이다.

가격 체계 또한 혁명적으로 변한다. 부동산 가격은 더 이상 장기적 고정 자산이 아니라, 항공권이나 호텔 요금처럼 동적으로 책정된다. 계절, 지역 행사, 교통 체증, 주거 수요 상황 등 수백 개 변수에 따라 실시간으로 변동하는 '다이내믹 프라이싱' 모델이 도입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서울 강남, 대구 수성구 등 특정 지역의 가격 급등 현상이나 투기적 버블은 급격히 감소하고, 수요와 공급은 보다 합리적 균형을 이루게 될 전망이다. AGI가 매칭, 계약, 가격 협상을 모두 처리하면서 전통적인 중개업은 사라질 것으로 예측되며, 대신 주거 경험 컨설턴트로 전직해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디자인하는 일을 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10년 뒤 24시간 자율 건설 시스템=건축 비용, 현재의 20% 수준

건설업도 근본적인 변화를 맞는다. 2035년을 기점으로 인간이 건설현장에 대규모로 투입되는 일은 사실상 사라질 전망이다. AGI가 제어하는 수백 대의 로봇이 24시간 동안 휴식 없이 작업하며, 3D 프린팅 기술을 통해 주택 한 채를 하루 만에 완성하는 시대가 도래한다. 비용은 기존 대비 80%나 절감되었고, 건축 기간은 90% 단축된다.

더 놀라운 변화는 건물이 단순한 정적 구조물을 넘어 동적이고 살아 있는 유기체 처럼 기능하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자가 치유 콘크리트는 균열이 발생하면 미세한 세균이나 화학 반응을 통해 즉시 스스로 복구한다. 외벽은 태양광과 빛의 스펙트럼을 흡수해 에너지로 전환하며, 일부 건축물은 바람의 흐름과 온도 차를 이용한 에너지 생성까지 수행한다. 건물 자체가 생산·치유·진화를 수행하는 '생체 모방 건축물'로 거듭나면서, 유지비용은 현재의 10% 이내로 떨어지고 수명은 200년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분석된다.

한 건축가는 "AI기술로 더 이상 '집을 새로 짓고, 낡으면 허무는' 패턴은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건물은 스스로 존재 상태를 점검하고 AGI의 통제 하에 최적의 상태로 진화하는 날을 볼 날도 머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유목민의 귀환=디지털 노마드의 일상화

주거 개념의 변화는 생활 방식 자체를 뒤흔들 전망이다. AGI가 업무의 상당 부분을 자동화하면서 주3일 근무제가 보편화되었고, 나머지 시간은 원하는 장소에서 생활하는 문화가 확산되었다. 일정한 집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대신, 계절이나 기후, 개인의 기분에 따라 주거지를 이동하는 디지털 노마드형 삶이 대중화 될 것으로 미래예측 전문가는 보고 있다.

또한 개인 공간은 최소화되고, 공유 공간은 극대화된 공유 주거 모델이 주요 주거 형태로 자리 잡는다. AGI는 성향과 가치관을 세밀하게 분석해 사회적·정서적으로 잘 맞는 사람들을 한데 모아 커뮤니티형 주거 단지를 조성한다. 각 단지는 단순한 공동 주거가 아니라 심리적 안정, 사회적 유대, 생활 편의성을 모두 제공하는 새로운 사회적 플랫폼으로 작동하게 된다. 이로써 외로움 등 1인 가구 문제는 상당 부분 해소되고, 주거가 다시 공동체적 가치를 복원하는 기반이 될 전망이다.

동시에 부동산 거래는 AGI가 수요와 공급을 정밀하게 예측하고,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 계약을 통해 거래 하게 되어 투명성이 확실하게 확보된다. 이에 투기적 수요는 사실상 차단되었고, 시장은 실거주와 실사용을 전제로 운영된다. 거래 비용은 0.1% 수준까지 낮아지며, 시장의 극단적 비효율과 불안정성은 사라질 것으로 분석된다.

◆탄소 중립 주거의 실현=에너지 자급자족 주택의 보편화

주거 부문은 기후 위기 대응의 최전선에 서 있다. 2040년까지 신축 건물은 모두 에너지를 스스로 생산하는 발전소로 변모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태양광 페인트, 압전 바닥재, 소형 풍력 터빈의 결합은 필요 에너지의 150%를 자체 공급할 수 있도록 설계되며, 남는 전력은 도시 단위의 스마트 그리드를 통해 이웃과 공유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아울러 AGI는 실시간으로 생산과 소비를 최적화하여 에너지 낭비를 사실상 '제로' 수준으로 만들 수 있다. 또한 건축 자재는 100% 재활용 가능한 모듈로 제작될 전망이다. 건물이 해체될 경우 각 부품은 AGI의 진단을 거쳐 상태가 평가되고, 최적의 방식으로 재사용된다. 도시 전체가 거대한 순환 시스템 안에 편입되면서 건축의 개폐 과정에서 폐기물은 더 이상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세계미래보고서 시리즈' 베스트셀러 작가인 박영숙 유엔미래포럼 회장은 "우리 젊은 이들이 '내집 마련' 문제로 좌절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AGI가 만들 초효율적이고 지능적인 주거 시스템은 인류의 공간 생활을 근본적으로 바꾸고,사람들은 공간에 얽매이지 않게 하며, 보다 유연하고 자유롭게 진정 원하는 삶을 선택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2030~2040년, AGI 시대의 주거 혁명은 단순한 기술 발전을 넘어 인간의 주거 문화를 재정의하는 문명사적 전환점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란 기자 yrlee31@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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