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죄 판결까지 나왔는데.... '선거캠프 여직원 성추행' 송활섭 대전시의원 제명안 또 부결

최두선 2025. 8. 18.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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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표결서 찬성 1표 모자라
시민단체 "제 식구 감싸기 급급"
정치권도 "시민요구 외면" 쓴소리
대전여성단체연합,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더불어민주당, 진보당 관계자 등이 18일 대전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전시의회의 송활섭 시의원 제명안 부결을 비판하고 있다. 독자 제공

대전시의회가 총선 후보 캠프에서 일하던 여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송활섭 대전시의원 제명안을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부결시켰다. 대전시의회가 '제 식구 감싸기'에 급급하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대전시의회는 18일 제289회 임시회 1차 본회의를 열고 송활섭 의원 징계(제명) 건에 대한 표결을 진행했다. 송 의원을 제외한 20명이 참여한 표결 결과 찬성 13표, 반대 5표, 무효 2표가 나와 제명안이 부결됐다. 의원 제명안은 본회의에서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 있어야 통과된다. 현재 대전시의회 재적 의원은 21명으로, 14명 이상이 찬성해야 제명안이 가결된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당선된 송 의원은 지난해 2~3월 같은 당 소속 대덕구 국회의원 후보 선거캠프에서 일하던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대전지법은 지난달 송 의원의 유죄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1심 선고가 나오자 대전시의회 윤리특별위원회는 '품위 유지 의무 위반'으로 징계 회부된 송 의원 제명을 결정했다. 윤리위 결정에 따라 대전시회는 이날 임시회를 열어 송 의원 제명안 표결을 진행했지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앞서 송 의원은 지난해 추행 사건이 알려져 당의 징계 절차가 시작되자 탈당해 무소속으로 의정 활동을 하고 있다. 추행 논란이 불거지자 대전시의회가 지난해 9월 송 의원 제명안을 논의했지만 재적의원 21명 가운데 13명의 반대로 부결됐다.

지난해부터 송 의원 제명을 촉구해 온 지역 시민단체는 이날 본회의 결과에 즉각 반발했다. 대전여성단체연합,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등은 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회가 스스로 권위와 명예를 땅에 떨어뜨리고 성범죄자를 옹호했다"며 "송활섭 의원과 시의원들은 모두 당장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이어 "지난해 법원 판결을 기다려 달라던 의회가 성추행범을 집단적으로 감싸고 있다는 오명에서 벗어날 기회를 스스로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지역 정치권도 대전시의회의 부결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 여성위원회는 이날 논평을 통해 "송 의원 제명안 부결은 대전시의회가 시민의 대표기관이기를 스스로 포기한 처사이자 대의민주주의 근간을 흔든 참담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표결은 단순한 직무 유기를 넘어 성범죄에 대해 의회가 면죄부를 준 것"이라며 "지방자치 역사에 지울 수 없는 오점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대전시당도 이날 성명을 통해 "송활섭 의원 제명안이 시민 눈높이에 맞춰 가결되길 기대했으나 끝내 부결된 것에 대해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민의 뜻을 대변해야 할 시의원들이 비밀투표라는 장막 뒤에 숨어 시민 요구와 기대를 외면해 정치 불신을 더욱 키우는 결과를 낳았다"고 강조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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