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도 군대 가나?” ‘여성징병제’ 가능성 연구한 육사…내용 보니
![2018년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68주년 여군 창설 기념 국방여성 리더십 발전 워크숍. [연합]](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19/ned/20250819022242665mlws.jpg)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성평등 실현을 위해 여성 징병제를 실시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여성 징병제 도입 가능성을 연구한 육군사관학교의 논문이 공개돼 주목받고 있다. 저출산으로 인한 병역의무 대상자 감소라는 현실적 문제와 성평등 실현이라는 사회적 이슈를 동시에 해결할 방안으로 여성 징병제를 제안한 것이다.
최근 육군사관학교 연구진은 사회혁신기업연구원의 학술지 ‘혁신기업연구’에 게재된 ‘지속가능한 병역제도 시행을 위한 여성징병제 도입가능성 연구’ 논문을 통해 여성 징병제가 성평등 실현과 병력 확보를 위한 지속 가능한 대안으로 검토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논문에 따르면 한국의 병역자원은 급속히 감소하고 있다. 병역 의무 대상인 만 20세 남성 인구는 2025년 22만 6000명으로 줄어들 전망이며, 이러한 감소 추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040년에는 수급 가능한 병력이 15만명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돼, 현행 징병제의 지속가능성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노르웨이 북부 세테르묀에서 훈련중인 군인들. 여성과 남성이 섞여 훈련 받고 있다. [AFP]](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19/ned/20250819022242907rlws.jpg)
연구진은 여성 징병제를 성공적으로 도입한 노르웨이와 스웨덴 사례에 주목했다. 2016년부터 유럽 최초로 성 중립 징병제를 시행한 노르웨이는 현재 남성 약 7000명, 여성 2000명의 비율로 징병하고 있다.
군 복무를 마친 청년들은 대학 및 대학원 진학 시 가산점을 받을 수 있으며, 복무 기간 동안 약 70만원의 봉급과 가족수당, 세금 감면, 주거비 및 난방비 지원 등 다양한 혜택이 주어진다. 성 중립 징병제의 도입 이후, 군 복무 경험이 있는 인원 중 여성의 90%, 남성은 83%가 군 경험에 만족한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웨덴 역시 2017년 여성을 포함한 징병제를 도입했다. 스웨덴의 징병제는 18세에서 47세까지의 남녀를 대상으로 하며, 약 10만명의 징집 대상자 중 최적 인력을 선발한다. 스웨덴 국민들의 72%는 징병제 도입에 동의했으며, 87%는 그 징병제가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2022년 10월 스웨덴 울프 크리스테르손 총리가 이끄는 새 정부 출범. [스웨덴 대사관]](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19/ned/20250819022243143neyc.jpg)
다만 두 나라 모두 높은 성 평등 지수와 낮은 젠더 격차를 바탕으로, 여성 징병제에 대한 국민의 거부감 없이 제도 시행이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노르웨이의 젠더 격차 지수는 전체 146개 국가 중 3위로, 민간 분야에서는 상장 기업 이사의 40%를 여성으로 임명해야 한다는 법안을 발의하여 현재까지 시행 중이다. 또한 정부 직원 가운데 절반은 여성이 차지하고 있다.
스웨덴 역시 2024년 세계 젠더 격차 보고서에서도 146개국 중 5위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성평등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24년 기준 정부 내각을 구성하는 장관 24명 중 11명이 여성이었으며 , 2000년대 이후 9명의 역대 국방부장관 중 4명이 여성 장관이었다.
반면 한국은 여성의 경제 참여, 정치 권한, 교육적 성취 등 성 평등 관련 지표에서 낮은 순위를 보이기 때문에 여성 징병제 도입 시 상당한 논란과 갈등이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한국은 젠더 격차 지수에서 0.696을 기록하며 146개국 중 94위를 차지했으며, 여전히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미 타이거 시범여단의 공격 드론 [연합]](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19/ned/20250819022243422omay.jpg)
그럼에도 연구진들은 사회적·기술적·경제적 요인들을 들어 여성 징병제 도입에 대해 긍정적 전망을 제시했다. 먼저 군사 작전에서 점차 교육과 전문지식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과거에 비해 군인의 신체적 완력은 덜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유·무인 복합전투체계’와 ‘첨단과학기술 기반 군 구조발전’은 신체적 제약 조건을 극복할 수 있게 하며, 전투환경에서의 여성 진입장벽을 낮추고 있다. 최근 여성 전투부대가 활약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의 카라칼(caracal) 대대와 펠레드(Peled) 탱크 부대는 이러한 변화의 대표적 사례다.
또한 현 정부는 ‘병사 봉급 200만원’ 등 점진적으로 병사 봉급 인상을 추진하고 있어 특히 재정적 안정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젊은이들에게 군 복무가 매력적으로 여겨질 것으로 보인다. 여성 징병제로 전환할 경우, 징병 대상이 남성에서 여성으로 확대되지만 상비 병력의 수는 변동하지 않기 때문에 경비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는 분석이다.
연구진은 여성 징병제를 안정적으로 도입하기 위해 한국군이 우선적으로 도입해야 할 전략으로 3가지를 들었다.
첫째는 사회적·경제적 인센티브 강화다. 봉급 인상 외에도 군 복무후 취업 지원, 학자금 지원, 사회 복귀 지원 등 다양한 복지 프로그램을 통해 복무 경험이 긍정적인 자산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 폐지된 군 가산점 제도의 재도입 가능성을 검토하는 것도 논의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둘째로는 첨단 과학기술 기반의 개인 전투력 향상이다. 외골격 로봇, 개인 공중 기동 장치, 신소재 방호복, 원격 의료 기술 등의 도입을 통해 신체적 차이를 보완하고, 남녀 병력의 균형 있는 활용을 유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마지막으로는 여성 징병제 도입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전환을 위한 전략적 홍보와 교육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여성 징병제가 단순한 병력 보충 수단이 아니라, 전투력 다각화 및 군 운영 효율성 향상의 핵심 요소라는 점을 국민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여성 징병이 성평등을 실현하는 방안이 아니라 오히려 여성에게 새로운 의무를 부과함으로써 권리 침해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비판도 있다”면서도 “여성 징병제는 단순한 병력 보충을 넘어, 성 평등 강화와 군 조직의 다양성을 확대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논문은 여성 징병제의 도입은 단순히 병력 충원 문제를 해결하는 데 그치지 않고, 법적·제도적 차원에서 성 평등을 강화하고, 여성이 국방의 핵심 주체로 자리 잡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결론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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