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자에 빨간 번호판” SNS에서 260만 조회수…실현 가능성은
‘경각심 효과’ 찬성에 ‘낙인’ 이유 반대 엇갈려

음주운전 경력이 있는 운전자 소유 차량의 번호판 색상을 빨간색으로 바꾼다?
최근 이러한 내용을 두고 찬성과 반대가 엇갈리는 누리꾼들 반응이 ‘엑스(X·옛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어지고 있다.
차량을 살인 도구로 만드는 중대 범죄인 음주운전 근절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다는 찬성이 많지만, 낙인 등 이유를 들어 인권 침해를 우려하는 반대 글도 눈에 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군 ‘음주운전자 차량 특수 번호판’ 이야기는 국민권익위원회의 2023년 설문조사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민권익위는 연간 53만여명이 참여하는 범정부 차원의 정책소통 플랫폼 ‘국민생각함’에서 진행한 음주운전 방지대책 설문조사 결과를 2023년 6월 공개했다.
국민 패널 2878명과 일반 시민 2456명 등 총 5334명이 참여한 설문에서 전체 응답자의 97.7%(5211명)는 ‘음주운전 방지를 위해 더 강력하고 촘촘한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음주운전 예방을 위해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 응답자들은 ‘형벌 등 제재 강화(25.7%)’를 가장 많이 지목했다.
이어 △음주운전 방지장치 의무화(15.6%) △음주운전자 신상공개(15.2%) △음주운전자 차량 특수 번호판 부착(14.7%) △음주운전 단속 강화(14.7%) 등 답변이 이어졌다.

SNS에서 이목이 쏠린 음주운전자 차량 빨간색 번호판은 해당 조사에서의 ‘특수 번호판 부착’ 답변과 연관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SNS에서 퍼진 ‘국민의 97%가 빨간색 번호판에 찬성한다’는 얘기는 사실이 아니다. 특수 번호판 부착을 말한 응답자는 당시 설문조사 참여 인원의 14.7%였다.
음주운전 방지를 위한 강력한 대책 필요성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국민의 97%가 ‘빨간 번호판’에 찬성한다는 이야기로 와전돼 SNS에서 확산한 것으로 보였다.
예산 책정 과정에서의 국민 참여 제고를 위해 기획재정부가 운영하는 국민참여예산 공식 홈페이지에도 음주운전 이력 식별을 위한 번호판 색상 변경 등 제안 글이 눈에 띈다.
A씨는 올해 3월 ‘음주운전 경력자 차량 번호판 색상 변경과 시동 잠금장치 설치 의무화’ 제목의 글에서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음주운전 적발 시 차량 번호판 색상을 바꿔 주위 사람과 본인이 경각심을 갖도록 하면 어떨까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말하면서도 A씨는 번호판 색상 변경 5년 이내 음주운전 재발이 없고 일정 시간 사회봉사 완료 등을 전제로 원래 번호판으로의 복귀를 허용한다는 부연 조항을 덧붙였다.
대만이 음주운전자 차량에 형광 번호판 부착한다는 점을 들어 같은 정책을 제안한 글이 이전에도 국민참여예산 홈페이지에 올라온 바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제안은 모두 ‘부적격’으로 분류됐다.
5년 내 음주운전 2회 이상 운전자 차량에 음주운전 방지장치를 부착하는 조건의 운전면허제도를 경찰이 도입·운영 중이므로 동일한 정책이라는 이유에서다.
차량 번호판은 차종과 차량의 용도 분류를 위한 장치이지, 범죄 행위 구분을 위한 수단으로는 사용하기 어렵다는 답변도 있었다.
차를 여러 운전자가 함께 사용한다는 점에서 음주운전을 하지 않은 운전자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는 설명도 국민참여예산 홈페이지 답변에 포함됐다.

제안의 부적격 이유 설명과 유사한 분석은 국회 발의 법률안에 관한 행정안전위원회의 검토보고서에도 나와 있다.
제21대 국회이던 2022년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이 대표로 발의한 ‘도로교통법 일부개정법률안’에 행안위 박규찬 전문위원은 “음주운전을 근절하고 국민 생명과 안전을 더욱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타당한 측면이 있다”고 우선 밝혔다.
이 의원 발의 법안은 음주운전에 따른 면허 취소 후 재발급 시 2년 이내 범위에서 특수 문자 등을 포함한 특수 번호판을 해당 운전자 차량에 부착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그러면서도 박 전문위원은 “헌법이 보장하는 인격권의 일부인 명예권 침해와 직결될 수 있어 공공복리를 위해 제한이 가능한 영역인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차량은 가족 구성원 등 다른 운전자가 이용할 수도 있고 음주운전 경력자가 타인 소유 차량이나 렌터카 등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검토’의 필요성도 박 전문위원은 언급했다.
20대 국회인 2017년에도 국민의당 이동섭 의원이 상습 음주운전자 차량에 2년간 특수 문자 등을 추가한 번호판을 달도록 하는 내용의 같은 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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