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면은 잘못된 것일까 [편집국장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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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정치인과 재계 인사들의 사면 소식 외에, 이번 광복절 특별사면 보도자료에 눈에 띄는 구절이 몇 개 있다.
법무부는 이번 특사에 포함된 '특별배려 수형자'의 사례를 몇 가지 들었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대통령비서실장에게 보내는, 멋쩍은 눈웃음(^^)이 난무하는 '사면 요청 명단' 텔레그램 메시지 같은 걸 보면 당장 사면권을 손봐야 하나 싶다가도, 위에 든 특별배려 수형자 사례 같은 걸 보면 어느 정도의 자비는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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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정치인과 재계 인사들의 사면 소식 외에, 이번 광복절 특별사면 보도자료에 눈에 띄는 구절이 몇 개 있다. 법무부는 이번 특사에 포함된 ‘특별배려 수형자’의 사례를 몇 가지 들었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다.
A씨(여, 34세) 잔행집행면제(약 2월)
• 차량에서 지갑을 절취한 범행으로 징역 8월이 확정되어 수형 중
• 현재 생후 5개월 된 아들(2025년 3월생)을 교도소에서 양육하고 있음
B씨(여, 67세) 특별감형(약 2월)
• 마트에서 합계 11만원 상당의 양말, 닭강정, 고기 등의 식료품을 훔친 사실로 징역 1년 확정되어 수형 중
• 자백, 반성, 피해 금액 경미, 피해품 반환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오랜 세월 대통령(과거에는 왕)의 사면권이 이어진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정치적 거래의 측면으로 보았을 때 여권에든 야권에든 사면권은 나쁘지 않은 카드다. 여권에게는 야권과 ‘딜’을 할 수 있는 수단이고, 야권에게도 굴욕적이나마 영 절실할 때 요청할 수 있는 ‘패자부활전’ 같은 기회일 것이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대통령비서실장에게 보내는, 멋쩍은 눈웃음(^^)이 난무하는 ‘사면 요청 명단’ 텔레그램 메시지 같은 걸 보면 당장 사면권을 손봐야 하나 싶다가도, 위에 든 특별배려 수형자 사례 같은 걸 보면 어느 정도의 자비는 필요해 보인다.
이번 호에 실린 여러 기사들도 결국은 재판정에 오를 다양한 범죄들을 다루고 있다. 주가조작, 뇌물수수, 알선수재, 내란 가담···. 이 가운데 어떤 이들은 유죄를 선고받고 나서 몇 년 뒤 또 사면 명단에 오를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서 우리는 안다. 판사가 가르는 잘못의 유무, 처벌의 경중 그리고 추후 대통령이 결정할 사면 여부 같은 건 실제 죄의 무게와 반드시 연동되지 않는다는 걸.
위에 언급한 특별배려 수형자 A씨와 B씨의 스토리가 궁금해 추가적으로 살펴보다 난제에 부딪히게 되었다. 양말과 닭강정 등을 훔쳐 지난 1월16일 징역 1년형을 받고 수감 중인 B씨는 사실 동종 전과 4범이었다. 2019년부터 절도죄로 각각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징역 2개월, 징역 3개월, 징역 1년을 선고받아 여러 번 구치소를 들락거렸다. 지난해 1월27일 출소한 그는 4개월 뒤 한 상점에서 7980원짜리 양말 한 켤레와 1만7800원 상당의 닭강정 두 상자를 훔치고, 그로부터 한 달 뒤에는 다른 상점에서 합계 9만250원어치 한우, 활전복, 재첩국을 가방에 몰래 넣어 가지고 나왔다. 광복절 특사로 다시 사회로 나가게 될 B씨는 혹시 다시 물건을 훔치지는 않을까. 그렇다면 이 사면은 잘못된 것일까. 쉽게 답이 내려지지 않는다.

변진경 편집국장 alm242@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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