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대북 구상 밝히고 연달아 국제무대···실용외교 '시험대'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후 첫 광복절 경축사에서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강조했다. 하반기 릴레이 외교 일정을 앞둔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이 원칙을 갖고 그동안 주장해온 '국익중심 실용외교'를 가시화해 나갈 것이란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0주년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평화로운 한반도는 '핵 없는 한반도'이며 주변국과 우호적 협력을 기반으로 하는 한반도"라며 "비핵화는 단기에 해결할 수 없는 복합적이고 어려운 과제이나 남북, 미북 대화와 국제사회의 협력을 통해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공감대를 넓혀 나가겠다"고 밝혔다.
역대 대통령들의 취임 후 첫 광복절 축사는 임기 내 국정운영, 특히 대북 정책의 방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이 대통령은 이날 북측 체제를 존중하고 어떠한 형태의 흡수통일도 추구하지 않을 것이며 (북에 대해) 일체의 적대행위를 할 뜻도 없음을 밝힌다고 선언했다. 윤석열 정부 당시 경색됐던 남북 관계를 복원하겠다는 확실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이 대통령이 경축사에서 윤석열 정부에서 썼던 '북한 비핵화' 대신 '한반도 비핵화'란 단어를 사용한 것도 눈에 띈다. 한반도 비핵화란 북한에만 비핵화 책임을 지우기보다 미국도 한반도 내에서 핵으로 북한에 위협하지 않는다는 뜻도 담아 '북한 비핵화'보다 북측에 유화적 메시지로 읽힌다.
이 대통령이 대북 기조를 구체화한 만큼 이를 토대로 이 대통령의 실용외교가 본격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장 이달 말 예정된 한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각국 정상과 이 대통령의 이 같은 대북 정책에 대한 의지를 공유하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공조 강화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0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2025.08.15. photocdj@newsis.com /사진=최동준](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18/moneytoday/20250818053140722vwyh.jpg)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이 대통령의 경축사를 두고 "한미정상회담 후 나올 성명 예고편으로 들렸다"며 "(한미정상회담 후에) 성명을 낸다면 북한 관련 의제가 포함될 수밖에 없을텐데 이번 경축사가 2018년 북미정상회담 후 나온 '싱가포르 공동성명'에 담긴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수준이기 때문에 미국도 이 내용에 공감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당시 성명은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노력, 전쟁포로와 실종자 유해 수습 등을 골자로 했다.
이 대통령이 대화 복원 요청에 북측 화답을 인내하며 기다리겠다고 했지만 현실적으로 미국의 협조 없이는 어려울 수 있다. 박 교수는 "'통미봉남'(미국과 소통하고 남한은 봉쇄한다)이 북한의 전략인 만큼 남북관계에 일정 부분 우리의 입장을 반영하려면 한미관계도 중요한 게 현실"이라며 "북한과 신뢰 회복을 해 나가기 위해서라도 이번 한미회담이 중요할 것"이라고 봤다.
한미일 우호 관계를 다진 후 이 대통령이 한반도를 둘러싼 다른 국가들과도 한반도 평화를 주요 의제로 삼아 대화·협력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이 대통령은 경축사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남북, 미북 대화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의 협력'을 강조했다.
국제사회에 협력을 구할 무대는 이미 마련돼 있다. 이 대통령은 한일, 한미 정상회담 후 오는 9월에는 유엔(UN)총회, 10월에는 경주에서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11월에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등 올 연말까지 각국 정상들과의 연쇄적인 만남이 예정돼 있다.
특히 중국, 러시아와도 대화 추진에 나설 수도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핵 없는 한반도를 이야기하면서 방법론으로 국제사회 협력을 이야기했다"며 "현 시점에서 먼 이야기일 수 있으나 향후 4자회담(한국, 북한, 미국, 중국), 6자회담(한국, 북한,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의 가능성도 염두에 둘 것이라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중, 한러 관계의 복원도 수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미동맹에만 매몰되면 자칫 국익이 아닌 이념 중심이 될 수 있다"며 "국익중심 실용외교를 하려면 한미 동맹을 근간으로 한·중, 한·러 협력도 보여줘야 할 것이다. 올 하반기는 실용외교를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시기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을 전후한 시점에 중국 특사단의 방중 일정도 조율중이다. 중국 특사단은 박병석 전 국회의장, 김태년·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 등으로 구성됐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 각국과의 공조가 중요하지만 전문가들은 쉬운 환경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후 북한과 러시아 관계는 더 돈독해졌고 재집권한 트럼프 행정부에서 미·중 갈등은 여전히 첨예하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한미정상회담에서 한국에 '동맹 현대화' 관련 어느 정도까지 요구할지가 관심사다.
김재천 서강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는 더300에 "대북관계를 포함해 중국은 한국과의 외교 관계에 있어 여전히 중요한 나라"라며 "한미정상회담에서 우리가 중국과의 관계 관련 입장을 요구받을지, 요구받는다면 어느정도 수준일지 미지수이나 실용외교 관점에서 잘 준비해두는 게 우리의 숙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국민임명식 '광복 80년, 국민주권으로 미래를 세우다' 행사에서 감사 인사말을 마치고 인사하고 있다. 2025.08.15. bjko@newsis.com /사진=](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18/moneytoday/20250818053141960tuys.jpg)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대변량 20kg, 변비 때문에 사망?…약물 의존도 높았던 '로큰롤 황제'[뉴스속오늘] - 머니투데이
- "아빠 가난하잖아"…'이혼' 김현숙 울린 아들, 무슨 사연? - 머니투데이
- 49세 안선영, 이혼설에 "몇년 전부터 부부합 안 맞아…함께 안 다녀" - 머니투데이
- 편의점서 쓴 돈만 '1억' 이 뮤지션…"살아있는 게 기적" 충격 식단 - 머니투데이
- 최홍림, 유재석에 공개 사과…"상처인 줄 몰랐다" - 머니투데이
- "상속세 무서워" 韓부자 2400명 짐 쌌다…"기간이라도 좀" 재계 호소 - 머니투데이
- "코스피 7500" JP모간, 목표치 더 올렸다...'파격' 시나리오, 근거는 - 머니투데이
- 입덧하는 며느리에 '이것' 먹인 시모...토해내자 "기분 나빠" 충격 - 머니투데이
- '이렇게 서울대 갔구나'…이부진 아들 "휴대폰 3년 단절" 꿀팁 전수 - 머니투데이
- "머리맡에 휴대폰, 암 걸려" 이 말 사실일까...한일 연구결과 '깜짝'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