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조국 사면 논란’ 일찍 털고… 與 차기 구도도 염두

이재명 대통령이 중도층 이탈에 따른 지지율 하락을 감수하면서까지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를 사면·복권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언젠가는 직면할 수밖에 없는 ‘사면 청구서’를 지지율이 높은 집권 초기에 털고 가겠다는 뜻이라는 분석이 많다. 여권 내 차기 주자 경쟁 구도를 의식한 것이란 말도 나온다. 조 전 대표는 지난 15일 0시에 출소한 이후 소셜미디어에 글을 잇달아 올리고 있고,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 묘소 참배로 공개 활동에 나선다.
여권에선 아직도 이 대통령이 조 전 대표를 사면한 것에 대해 의아하다는 반응이 많다. 통상 정치인 사면은 여론 악화와 국정 운영 부담 때문에 정권 초기에는 잘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또 민주당 텃밭인 호남을 중심으로 지지를 받고 있는 조 전 대표가 예상보다 빨리 현실 정치에 뛰어들면 여권 내 권력 구도가 복잡해지는 이유도 있다.
그러나 이 대통령 측근들은 “조 전 대표 사면은 어차피 할 수밖에 없는 숙제 같은 것”이라며 “늦게 하는 건 의미가 없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조 전 대표는 자녀 입시 비리 혐의 등으로 징역 2년형이 확정돼 수감 중이었다. 민주당 내에선 올해 크리스마스나 내년 사면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그러나 대통령과 가까운 한 민주당 의원은 “2년형을 받고 8개월을 산 상황에서 사면을 더 늦추면 해주고도 욕먹는다”며 “대통령 입장에선 대선 때 자신을 도운 조국혁신당에 빚을 갚는 동시에 조 전 대표에게 큰 마음의 빚을 안긴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이 유력 정치인 간 경쟁을 통해 여권 내 권력 구도를 재편하려는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에선 이 대통령이 취임한 후 아직까지 이 대통령을 이을 강력한 주자가 없는 상황이다. 김민석 국무총리, 정청래 대표 등이 거론되고 있는 정도다. 이런 가운데 조 전 대표의 복귀는 정치 지형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은 평소에도 ‘이기는 편이 내 편’이라는 말을 자주 한다. 그만큼 실용주의자”라며 “정치에서도 마찬가지다. 누구 하나 찍어 놓고 2인자 자리를 줄 생각은 없다. 경쟁시켜 이기는 사람을 밀어줄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유력 주자 중 한 명인 조 전 대표도 빨리 무대 위로 올린 것 아니겠냐”고 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우선 내년 6월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두고 경쟁할 예정이다. 조 전 대표는 지난 15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내년 6월 선거에서 심판받겠다”며 출마 뜻을 밝혔다. 하지만 정청래 대표는 자신을 견제하기 위해 조 전 대표를 사면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그럼 박찬대 의원이 당대표가 됐으면 조국이 사면 복권되지 않았다는 말이냐”며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했다.
민주당 일각에선 조 전 대표를 견제하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윤준병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조 전 대표가) 윤석열에게 더 얻어맞았으니 사면하는 것까지는 오케이(OK)”라면서도 “조국 일가의 입시 비리 범죄 행위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조국 사면 이후 사람들의 침묵을 ‘아빠 찬스’에 대한 동의로 해석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했다. 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은 조 전 대표가 출소 직후 자신의 복역을 ‘검찰권 오남용’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 “분노하고 기가 막혔다”며 “조 전 대표 혐의 가운데 ‘문서 위조’ 등은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없는 범죄 사실”이라고 했다.
친명 의원들은 조 전 대표의 사면으로 흩어져 있는 친문 세력의 영향력이 강화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 수도권의 한 민주당 의원은 “2024년 총선을 계기로 친문 세가 많이 약화됐는데 조 전 대표 중심으로 뭉치면 새로운 여권 지형이 만들어질 것이란 걱정도 있다”고 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 일부 의원은 “어차피 우리는 하나”라며 조국혁신당과 합당을 주장하기도 한다.
조 전 대표는 광폭 행보를 예고하고 있다. 출소 당일인 15일 페이스북에 가족들과 된장찌개를 먹는다며 사진을 한 장 올렸고, 이튿날엔 “폐문독서물(閉門讀書物)”이라는 글과 함께 책 사진을 올렸다. 조국혁신당은 조만간 전당대회를 열고 조 전 대표를 당대표로 추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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