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지향' 이재명·'과거 반성' 이시바... 4개월 물밑 대화가 공감대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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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이재명 대통령이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말하고,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전쟁의 반성'을 언급한 배경엔 4개월여간 이어진 양국 간 물밑 대화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시바 총리는 6·3대선이 치러지기 전인 지난 4월부터 측근을 통해 당시 대선 후보였던 이 대통령 측에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을 희망한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가 과거와 달리 역사 문제를 물밑에서 관리하는 이유는 복잡해진 국제정세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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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총리, '갈등 관리' 의지 전달
"양자협력, 불안한 정세에서 중요"

15일 이재명 대통령이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말하고,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전쟁의 반성'을 언급한 배경엔 4개월여간 이어진 양국 간 물밑 대화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한일 정상은 다양한 방식으로 의견을 주고받으며 '역사 문제에 이견이 있더라도 양국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복수의 한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이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는 광복·종전 80주년 연설을 앞두고 '과거사 문제가 한일 양국 전체관계를 발목 잡지 않도록 상호 성의를 보여야 한다'는 입장을 주고받았다. 특히 이시바 총리는 이 대통령과의 통화 등을 통해 '일본의 성찰은 계속돼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도 전임 정부에서 마련된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해법'을 사실상 번복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과거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강제동원 해법을 두고 "철회돼 마땅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시바 총리는 6·3대선이 치러지기 전인 지난 4월부터 측근을 통해 당시 대선 후보였던 이 대통령 측에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을 희망한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본보 6월 6일 자 보도) 이 당시 측근은 이시바 총리가 8·15 광복절을 맞아 개인담화 형식으로 역사적 화해를 위한 메시지를 밝히려 한다는 내용도 전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시바 총리가 추진하려던 개인 담화는 자민당의 반발로 결국 보류됐고, 한일 수교 60주년 행사에서도 과거사 반성 언급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시바 내각의 낮은 지지율 때문이었다.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60515280005319)
그럼에도 이재명 정부는 일단 일희일비하지 않고 미래협력은 협력대로, 과거사는 과거사대로 다루겠다는 원칙을 그대로 유지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 측은 여러 채널을 동원해 일본의 의지를 대외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조현 외교장관도 최근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장관과의 통화와 회담에서 일본의 태도 변화를 기대한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이시바 총리는 15일 전몰자 추도식에서 "전쟁의 반성과 교훈을 다시 한번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총리가 이 연설에서 '반성'을 언급한 건 13년 만이다. 이원덕 국민대 교수는 "당장 '이시바 오로시'(이시바 끌어내리기)라는 구호가 나오는 등 자민당 보수파의 반발이 심한 상황에서 정치적 부담이 큰 이시바 총리가 '반성'을 언급한 것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한일, 안보·통상 위기 속 양자 협력 중요
이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가 과거와 달리 역사 문제를 물밑에서 관리하는 이유는 복잡해진 국제정세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정부는 트럼프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해서라도 일본과의 관계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시바 내각 또한 양자협력이 지금처럼 불안한 정세에서 중요하다고 인식하며 아베노선과의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은미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시바 총리도 자신의 정치적 위기를 한일관계로 푸는 모습"이라며 "외교적 퍼포먼스로 지지여론을 끌어모으려는 것 아닌가 싶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과거사 문제는 여전히 한일관계의 뇌관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올 하반기로 예정된 사도광산 추도식 문제가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일본 측은 '어느 정도 조건이면 공동개최가 가능하겠느냐'며 한국에 문의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확실하게 밝힐 것"이라면서도 "일본이 수용할 수 있도록 협의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문재연 기자 munj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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