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참사 그 후 8개월]공항 폐쇄 장기화…소비쿠폰도 비켜간 무안경제
IMF·코로나19 때보다 불황 심각
대통령 다녀간 낙지집 손님 ‘텅텅’
바다인근 펜션도 휴가철 발길 ‘뚝’

"공항 폐쇄되고부터 계속 침울해요. 언제쯤 다시 사람들로 북적일까요?"
지난 8일 무안국제공항 인근 낙지골목. 갯벌 낙지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이곳은 손님들 발길이 일 년 내내 이어지는 무안의 명소로 꼽히지만, 지난해 12월 29일 발생한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이후 지나다니는 사람 한 명 보기 힘들었다. 전직 대통령이 다녀가고 '한국의 미슐랭'으로 불리는 '블루리본 서베이'에 매년 선정됐다는 유명 식당들도 예외 없었다.
민생 회복 소비쿠폰 지급으로 광주와 전남 지역의 전통시장이 활기를 되찾고 있지만, 전남 무안군은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사고 당시에도 힘겨워하던 가게 상인들은 멈춰버린 무안공항 활주로처럼 기약 없는 기다림을 이어가고 있었다.
10년째 이곳에서 장사를 하는 한금수(58·여)씨는 "다른 데는 민생 회복 소비쿠폰으로 특수를 누린다고 하는데 우리는 IMF, 코로나19 때보다 더 힘들다"며 "그나마 오던 골프 손님들도 비가 오고 여기저기 무안이 침수 피해를 당했다는 뉴스를 보고 뚝 끊겼다. 원래는 예약이 한 10팀 남짓 됐는데, 저번 주말에 딱 두 팀 받았다"라고 울상지었다.
특히 한씨는 전기 합선으로 인해 가게에 불이 나면서 더욱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토로한다.
그는 "12월 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령을 선포했던 날 전기 합선으로 가게에 불이 났다"며 "어떻게 해서든 다시 가게를 운영해보려고 큰마음 먹고 리모델링했는데 그 직후 또 공항에서 사고가 났다"고 한숨쉬었다.
상황은 다른 상인들도 마찬가지다. 32도에 육박하는 찜통더위로 상인들은 저마다 에어컨을 트고 출입문을 꽁꽁 닫고 있었지만, 행여라도 손님이 지나다닐까 시선은 출입문을 향했다.
또 다른 상인 김모(55)씨는 "공항에서 사고가 난 이후 무안공항 운영이 중단되면서 손님이 3분의 1정도 줄었다"며 "단체 여행객들이 비행기 타기 전에나 후에 버스를 타고 여기 와서 식사를 했다. 이제는 그런 손님들이 없다 보니 매출이 꽤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낙지가 고가이다 보니, 민생지원금을 쓰러 사람들이 여기까지 오진 않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인근 상인들이 대부분 임대료를 내고 가게를 운영하는데, 손님 발길이 끊기면서 임대료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무안군 전통시장도 오일장을 빼면 문 여는 곳이 3분의 1밖에 안 될 만큼 어렵다. 실제 이날도 20여 개의 상가 중 10개 안팎의 가게 만이 문을 열었다.
한 채소 가게 상인은 "온누리상품권 환급 행사나 민생 회복 지원금으로 최근에 사람이 좀 찾았는데, 날이 덥고 비가 많이 오면서 많이 줄었다"며 "전체적으로 공항 사고 이후 지역 경제가 많이 침체돼 있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김다란 기자 kd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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