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명 사상’ 학동 붕괴 참사 4년2개월만 형사 처벌 마무리

안재영 기자 2025. 8. 17.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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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부, ‘감형 2심’ 확정 판결
하청 2명 실형…원청 등 5명 집유
유족協 “전원 유죄 불구 솜방망이”
현산, 입찰비위 2심·행정소송 남아
사진=광주매일신문DB
9명이 죽고 8명이 다친 ‘학동 붕괴 참사’에 대한 형사 책임을 묻는 절차가 사고 4년2개월여 만에 마무리됐다.

◇피고인 7명 중 실형 ‘하청 2명’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제1부(마용주 대법관)는 2021년 6월9일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사업 정비4구역에서 발생한 붕괴 참사와 관련, 업무상과실치사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7명의 상고심에 대해 지난 14일 원심 확정 판결을 내렸다.

이로써 붕괴 참사 당시 굴착기를 운전한 백솔건설 대표 조모(50대)씨와 하청업체인 한솔기업의 현장소장 강모(30대)씨에겐 각각 징역 2년6개월·2년의 실형이 확정됐다.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됐다가 항소심에서 감형받은 철거 감리 차모(60대)씨는 징역 1년6개월·집행유예 3년이, 또 다른 하청사인 다원이앤씨 현장소장 김모(50대)씨는 금고 2년·집행유예 3년이 유지됐다.

나머지 HDC현대산업개발 소속 피고인의 형량은 현장소장 서모(60대)씨 징역 2년·집행유예 3년 등, 안전부장 김모(60대)씨와 공무부장 노모(50대)씨 각각 금고 1년·집행유예 2년이다.

피고인이 속한 법인에 대한 벌금은 현산 2천만원, 백솔·한솔 각 3천만원이다.

◇“하청 근로자 안전 의무 원청에”

원·하청 간 치열한 책임 공방이 오갔던 재판의 쟁점은 사고 방지를 위한 안전·보건조치 마련 의무가 어디에 있는지였다.

대법원은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주가 해야 할 조치 의무가 도급인에게까지 적용된다고 판단했다.

하청업체 근로자가 원청에서 일을 하더라도 안전조치 의무는 소속 직장 측이 아니라 발주처에 있다는 것인데, 이 같은 판단이 대법원에서 나온 건 처음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도급인에게 부과된 안전·보건조치 의무는 업무상 과실치사상죄의 주의 의무 근거가 된다”며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전형적 人災…“재발 방지책 필요”

수사 단계부터 사람보다 돈을 우선시한 전형적인 인재로 지목된 이번 참사의 결론에 대해 유가족들은 씁쓸한 반응을 보였다.

대법원 선고 후 광주 학동 참사 유가족협의회는 입장문을 통해 “현장 책임자 전원에게 유죄가 확정됐지만 마음은 결코 가볍지 않다”며 “9명의 생명을 앗아간 중대 재난에 대해 현산은 벌금2천만원, 개인 최고형은 징역 2년6개월에 불과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재개발 구조적 비리와 안전관리 부실에 대한 전면적 진상 규명, 책임 회피를 가능하게 한 법·제도 개선,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안전관리 대책 마련이 이뤄지지 않는 한 학동 참사의 교훈은 사라지고 또 다른 피해자가 생길 것”이라며 “안전이 생명보다 가벼이 여기지지 않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현산, 입찰비위 2심·행정소송 남아

붕괴 참사에 대한 형사 처벌은 끝났지만, 현산은 아직 법정에 더 서야 한다.

광주지법 형사3부는 건설산업법 위반 혐의를 받는 현산 법인 등에 대한 2심 선고 기일을 지난 14일에서 다음 달 18일로 연기했다.

해당 재판은 학동 4구역 재개발 정비사업 관련 계약을 현산과 한솔기업이 부당하게 맺었다는 의혹에 대한 것으로 1심 재판부는 현산 간부에게 징역 1년·집행유예 2년, 한솔기업 대표 징역 8개월·집행유예 2년, 현산 법인 벌금 1억원을 각각 선고했다.

서울시가 내린 영업정지 8개월(부실시공)과 과징금 4억여원(하수급인 의무 위반) 처분에 대한 취소 소송 2심도 진행 중이다.

현산은 과징금 1심에선 이겼으나 영업정지는 패소했다.

이와 함께 현산이 2022년 4월 신청한 행정처분 집행정지가 인용되면서 아직까지 여파는 가시화되지 않았다.

다만, 영업정지가 확정되더라도 이미 계약을 맺은 사업은 소급 적용 대상이 아니라 학동4구역 재개발 사업은 계획대로 재개될 전망이다.

/안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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