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협박 피의자 손배소송 기준 명확히 세워야”

추정현 기자 2025. 8. 17.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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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 없고 금액 산정 기준 모호
소송 3건 중 1건 이행 권고 결정
전문가, 형사 절차 지연 제기 지적
▲ 지난해 9월 성남시 야탑역에 배치된 경찰특공대./연합뉴스

다중이용시설에 폭발물을 설치했거나 불특정 다수를 해치겠다는 허위 협박 글을 작성한 피의자에게 경찰이 손해배상 소송을 걸 수 있는 상황이지만 실제 소송을 건 사례는 드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내부에서 명확한 금액 산정 기준이 정해지지 않았고 선례가 존재하지 않아 소송을 꺼리게 만든다는 지적이다.

17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과 법무부는 지난 2023년부터 지금까지 허위 살인 예고 글을 등록한 피의자들을 상대로 3건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3건 중 1건은 지난 2023년 프로배구 선수단 숙소에서 칼부림을 하겠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한 피의자에 대한 약 1200만원 규모 손배소로 법원의 이행 권고 결정으로 확정됐다.

나머지 2건은 지난 2023년 신림역에서 사람을 죽이겠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한 피의자와, 제주공항에 폭탄을 설치했다는 글을 게시한 피의자에 대한 손배소다. 두 사건은 아직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변론기일 역시 2번만 열린 상태다. 형사사건 진행을 이유로 재판이 중단된 탓이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지난해 9월18일 성남시 야탑역에서 사람들을 칼로 찌르겠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한 피의자에 대해 손해배상을 예고한 바 있다. 당시 경찰은 테러 예고 당일인 9월23일에 경찰 인력을 순차적으로 배정하고 장갑차를 배치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 손배소송은 진행되지 않은 상태다. 당시 남부청은 검찰 기소 여부에 따라 손배소송을 진행하겠다고 했는데 아직 검찰이 기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형사적 절차가 지연돼 소송 제기 자격이 있는데도 행사하지 못하는 것이다. 남부청 관계자는 "검찰 기소 여부를 주기적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기소되는 시점에 맞춰 손배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소송 시 요구하는 금액 기준도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다. 경찰청은 현재 내부 기준을 마련하고 있는 단계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명확한 기준 부재와 형사 절차 지연으로 인한 선례 부재가 손배소송 제기를 적극적으로 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판례가 없는 상황이기에 새로운 기준을 마련해야 하고, 그렇기 때문에 형사적, 행정적 절차가 지연될 수밖에 없다"며 "기준을 명확하게 세워 행정 처리가 빨라질 수 있도록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추정현 기자 chu3636@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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