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서의 외신 다이제스트] 美 수도 워싱턴서 일어나는 일들

박영서 2025. 8. 17.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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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트릭 모리시 웨스트버지니아 주지사는 16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요청에 따라 워싱턴 D.C.를 안전하고 아름답게 만들기 위한 대통령의 계획을 지원하도록 주방위군에 지시했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백악관에서 워싱턴 D.C. 범죄 근절 대책 기자회견을 열어 시(市) 경찰국을 연방 정부 직접 통제하에 두는 한편, 공공안전 및 법질서 재확립을 위해 주방위군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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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서 논설위원


패트릭 모리시 웨스트버지니아 주지사는 16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요청에 따라 워싱턴 D.C.를 안전하고 아름답게 만들기 위한 대통령의 계획을 지원하도록 주방위군에 지시했다”고 적었다. 이어 “우리는 강력하고 안전한 미국에 대한 우리의 책무를 반영해 숙련된 300∼400명의 군인을 파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모리시 주지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공화당 소속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백악관에서 워싱턴 D.C. 범죄 근절 대책 기자회견을 열어 시(市) 경찰국을 연방 정부 직접 통제하에 두는 한편, 공공안전 및 법질서 재확립을 위해 주방위군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워싱턴 D.C. 소속 주방위군 800명이 현재 워싱턴 시내에서 순찰 활동을 하며 연방 법 집행 기관의 범죄자 체포 및 노숙인 텐트촌 철거 등을 지원하고 있다. 모리시 주지사의 결정에 따라 워싱턴 D.C.에 배치되는 군 병력은 1000명 이상으로 늘어나게 됐다.

이어 지난 14일 팸 본디 법무장관은 테리 콜 마약단속국(DEA) 국장을 워싱턴 D.C. 경찰청을 지휘하는 ‘비상 경찰청장’으로 임명했다. 워싱턴 D.C. 경찰청은 민주당 소속 뮤리얼 바우저 시장이 임명한 파멜라 스미스 청장이 이끌었지만, 이제 연방 정부가 직접 워싱턴 D.C. 경찰을 통제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바우저 시장은 본디 장관의 비상 경찰청장 임명을 ‘불법’으로 규정하면서 불복을 시사했다.


워싱턴 D.C.는 미국의 50개 주와 달리 주 정부와 주지사가 존재하지 않는 자치 지역이기 때문에 대통령은 특별한 동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치안을 통제할 수 있다. 다만 30일 이후에도 연방 정부의 통제를 유지하려면 연방 상·하원의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 D.C.의 실제 범죄율이 매우 높다고 주장하면서 자신이 내린 ‘워싱턴 경찰 업무의 연방 정부 통제 및 주방위군 투입’ 명령의 정당성을 부각하고 있다.

이같은 조치는 범죄 억제라는 설명과 달리 정치적 함의가 훨씬 더 크다는 분석이다. 워싱턴 D.C.는 민주당의 텃밭이다.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가 압도적으로 승리하는 곳, 의회와 백악관 주변을 지탱하는 관료와 시민사회 네트워크가 빼곡한 곳이 바로 워싱턴 D.C.다. 따라서 이곳을 치안 유지라는 명분으로 직접 지휘하겠다는 발상은 정치적 영향력 확대로 읽힌다.

이는 미국 정치의 이중성을 드러낸다. 치안과 안전이라는 보편적 가치가 사실상 정치적 무기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워싱턴 D.C.는 단순한 도시가 아니라 민주주의의 심장부다. 그런데 이 공간이 트럼프의 정치 실험장이 되고 있다는 사실은 ‘민주주의의 수도조차 권력 투쟁의 무대가 됐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결국 이번 조치는 트럼프의 정치적 승부수로, 수도를 제압해야 미국 전체 정치판을 제압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민주주의를 지켜야 할 대통령이 오히려 민주주의의 수도를 권력 장악 실험실로 만든 셈이다.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지금 워싱턴 D.C.는 ‘트럼프식 정치’가 드리운 위험을 증언하는 상징적 전장이 되고 있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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