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권의 트렌드 인사이트] 일본 서점, 무인·공유로 무한 변신

2025. 8. 17. 18:0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2000년대 중반만 해도 일본의 지하철을 타면 책 읽는 사람을 많이 보았다.

문고본은 일본 서점 시장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가장 크고, 일본을 세계적 규모의 출판시장으로 발돋움시키는데 중요한 견인차 역할을 했다.

일본에서 권위있는 문학상인 나오키상 작가인 이마무라 쇼고가 작년 4월 오픈한 이 곳은 서점 내 선반을 개인 및 법인에게 단위별로 임대하고, 임대인이 원하는 신서와 중고 책을 취급함으로써 책과의 다양한 만남을 만들어내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인권 라이프스타일 칼럼니스트


2000년대 중반만 해도 일본의 지하철을 타면 책 읽는 사람을 많이 보았다. 책보다는 신문을 양손을 들고 쫙 펼치며 열독하는 승객들이 많았던 한국과는 달리, 일본 승객들은 그들 특유의 작은 사이즈 서적인 ‘문고본’(文庫本)을 손에 들거나 무릎에 올려 놓은 채로 독서했다. 이런 정적인 광경은 흔히 볼 수 있었다.

문고본은 B6판(가로 10cm, 세로 15cm)의 작은 판형으로 만든 시리즈 책을 말한다. 제작 단가가 저렴해 그만큼 책값이 싸다. 특히 여성 핸드백에 쏙 들어갈 정도로 크기가 작아 부담 없이 가방에 넣고 다니다가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꺼내 읽기에 딱 좋다. 문고본은 일본 서점 시장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가장 크고, 일본을 세계적 규모의 출판시장으로 발돋움시키는데 중요한 견인차 역할을 했다.

그런데 한국처럼 일본도 2000년대 중반 이후 광풍처럼 불어온 스마트폰 사용 확산에 따른 독서 문화의 급격한 변화를 거스를 수가 없었다. 이제 도쿄나 오사카에 가서 지하철을 타면 문고본을 손에 쥐고 읽고 있는 승객을 한 칸에 한 명도 찾기 힘들 정도다.

이러한 사회적 현상은 일본의 서점과 출판 시장을 강타했다. 일본 출판문화산업진흥재단(JPIC)의 조사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기준 전국 지자체의 27.7%(482곳)에 서점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점이 1개 미만인 지자체의 비율도 47.4%(825곳)에 달했다. 약 절반의 지자체가 서점이 없거나 1개뿐이었다.


출판업계 위축도 심각하다. 종이 출판물 매출을 보면, 1996년 2조6564억엔에서 2022년에는 1조1292억엔으로 절반으로 줄었다. 이대로 가면 2028년경에는 시내 전통 서점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점은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장소가 아니라 지역의 문화 거점으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다. 때문에 서점 폐점은 사회적으로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업계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우선 무인 서점의 등장이다. 도서 유통업체인 Tohan과 매장 DX를 다루는 Nebraska가 공동 개발한 서점용 무인 판매 솔루션을 활용해 유인·무인 판매의 하이브리드 형태로 서점을 운영하는 것이다.

2023년 3월부터 도쿄 세타가야구에서 실증 실험을 시작한 1호점 야마시타 서점을 비롯해 3개 서점이 24시간 운영 중이다. 심야 고객들이 예상보다 많이 이용하고 있다. 이에 사업계획 대비 약 5% 이상 매출 증가 효과를 보고 있다.

서점 모습을 바꾸려는 노력도 등장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공유 서점 ‘혼마루’다. 일본에서 권위있는 문학상인 나오키상 작가인 이마무라 쇼고가 작년 4월 오픈한 이 곳은 서점 내 선반을 개인 및 법인에게 단위별로 임대하고, 임대인이 원하는 신서와 중고 책을 취급함으로써 책과의 다양한 만남을 만들어내고 있다. 개장 3개월 만에 선반 활용율 85%를 달성해 수익성 있는 운영을 유지하고 있다.

작년에 문을 연 마이크로숍 개념의 ‘HONYAL’ 서비스는 서점을 운영하고 싶은 고객이 점포 형태가 아닌 미용실이나 카페, 캠핑카, 고향 민가 등의 공간을 확보한 후 신청하면 보증금이나 보증인 없이도 간단한 절차를 거치면 소액으로 누구나 서점 주인이 될 수 있는 플랫폼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이 마이크로 점포들이 속속 오픈하고 있다는 뉴스가 계속 업데이트 될 정도로 인기가 급상승 중이다.

도심의 대형 서점들은 속속 문을 닫고 있고 있는 반면 새로운 형태의 서점 비즈니스가 각광을 받고 있다. 소규모 독립 형태의 서점들은 등장한지 1년여 만에 500곳 이상으로 늘고 있다. 이러한 각고의 노력이 ‘출판 강국’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