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폭우 사망자 최소 344명···탄소배출 1% 미만 나라가 맞은 기후위기 유탄

기후위기로 매년 여름 심각한 폭우 피해를 보는 파키스탄 북부에 올해에도 비가 쏟아지며 최소 344명이 사망했다.
파키스탄 일간지 익스프레스트리뷴은 17일(현지시간) 카이베르파크툰크와주 인근 지역에 이틀 전부터 약 48시간 동안 내린 폭우로 인한 사망자가 최소 344명이라고 보도했다.
파키스탄 국가재난관리청은 전날 카이베르파크툰크와주에서 324명이 사망했고 인도와의 국경 분쟁지역인 잠무카슈미르와 길기트발티스탄 지역에서 수십 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부상자는 총 137명으로 집계했다.
사망자 중에는 지난 15일 구조 활동을 벌이기 위해 헬기에 탑승했다가 헬기가 추락해 사망한 조종사 2명 등 5명도 포함됐다.
폭우로 이 지역의 주택과 학교 건물이 무너졌고, 주민과 가축, 차량 등이 홍수에 휩쓸리는 피해가 잇달았다. 주택이 무너진 마을 곳곳에서 훼손된 시신이 잇따라 발견됐다. 한 경찰관은 “부네르 지구의 피르바바 마을 인근 강물이 갑자기 불어났다”며 “처음에는 일반적인 홍수라고 생각했지만 물과 함께 수십t의 바위가 쏟아지자 주택 60~70채가 순식간에 쓸려갔다”고 AP통신에 전했다.
파키스탄 정부는 부네르, 바자우르, 스와트, 샹글라, 만세라, 바타그램 등 6개 지역을 재난 지역으로 선포하고 약 2000명의 인력을 투입해 수색·구조 작업에 나섰다. 그러나 파키스탄 기상청이 오는 20일까지 몬순(여름과 겨울에 바람 방향이 계절에 따라 바뀌면서 많은 비가 내리는 현상) 예보를 발령해 폭우 피해 규모는 늘어날 전망이다.
과학자들은 파키스탄 북부는 6~9월 나타나는 몬순 때문에 매년 폭우가 내리는 곳이긴 하지만 기후위기로 몬순 강수 패턴이 불규칙해지고 강수량이 급증하면서 유독 올해 폭우 피해 규모가 컸던 것으로 분석했다.
AP는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시작된 이른바 ‘구름 폭우’가 파키스탄 북서부 지역으로 확산했다고 전했다. 인도 히말라야와 파키스탄 북부 지역에서는 짧은 시간 동안 좁은 지역에 매우 많은 양의 비가 집중적으로 쏟아지는 구름 폭우가 자주 발생한다.
파키스탄은 전 세계 탄소 배출량 0.52%(2022년 기준)를 차지하는 청정국이지만 기후위기로 인해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다. 다국적 기후연구단체 세계기상특성(WWA)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지난 6월24일부터 한 달 동안 파키스탄 강수량이 지난 30년 평균치보다 10~15% 더 많았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는 정부가 배수 시설과 댐, 제방 등 관리를 부실하게 한 점이 폭우 피해를 키웠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더해 주택을 살 여력이 없는 파키스탄 저소득층 주민들은 강이 범람하는 저지대에 임시 건물 형식의 집을 짓고 채 살아 홍수 위험에 노출돼있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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