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물밀물] 대청도 홍어의 맛

이문일 논설위원 2025. 8. 17.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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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문일 논설위원

남도에서는 홍어가 없으면 잔치를 치를 수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그만큼 귀하다는 데서 비롯한다. 홍어는 고단백 저지방 식품으로, 타우린과 칼슘 함량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영양과 맛을 생각하는 미식가들이 많이 찾는다. 전라도에서는 삭힌 홍어를 즐기는데, 특유한 냄새에는 호불호가 분명히 갈린다. 어떤 이들은 코를 뻥 뚫을 만한 삭힌 홍어를 잘 먹지만, 일부에서는 도저히 못 먹겠다며 손사래를 치기도 한다. 세계 어디에나 먹을거리를 발효시켜 즐기는 식문화는 존재하기 마련이다.

지난 수십 년간 홍어 어획량 1위 고장은 옹진군 내 대청도다. 일반적으로 목포 앞바다 흑산도에서 홍어를 제일 많이 잡는 줄 알지만, 그렇지 않다. 국내에서 홍어 어획량을 가장 많이 올리는 곳은 대청도로, 여기선 홍어를 날것 그대로 먹는다. 대청도 홍어를 시판하는 인천시내에서도 전혀 삭히지 않은 게 대세로, 식도락가들의 발길을 끈다. 현재 대청도에는 홍어 전문 어선 10여 척이 있다. 대개 백령도 북쪽이나 대청·소청도 연안에서 홍어를 낚는다. 6월부터 7월15일까지 금어기를 제외하고는 연중 잡는다. 1월부터 초봄까지 잡는 홍어가 맛있다는 평가다.

대청도 홍어의 대부분(90% 가량)은 전남 목포 유통상이 사 간다고 한다. 나머지를 인천시내 업자에게 넘긴다. 목포 어시장의 '국내산' 홍어는 십중팔구 '대청도 홍어'라고 보면 맞다. 흑산도 어선이 잡은 홍어에는 일일이 '흑산도 홍어' 바코드가 찍혀 있다. 그러니까 전국 곳곳의 남도 음식점에서 먹는 국내산 홍어 중 상당수는 인천 앞바다에서 잡은 것을 목포에서 삭힌 뒤 각지로 보냈다는 얘기다.

인천시가 '대청도 홍어'를 주제로 향토 음식을 소개하는 홍보 영상을 제작해 유튜브 채널에 공개해 눈길을 끈다. 시의 서해5도 섬 지역 특색음식 발굴·전수 계획 중 하나로 추진된 특화 사업이다. 옹진군 대청도 청정 해역에서 직접 홍어를 어획하고 손질·조리하는 전 과정을 생생하게 담았다. 특히 영상 제작에 주민들이 참여해 현장의 생동감을 더했다. 영상은 홍어회 뜨기 체험과, 전통 고기잡이 방식인 '대후리 체험' 등 대청도 향토 문화를 함께 소개한다. 단순한 음식 소개를 넘어 지역 일상과 문화를 더불어 조명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그저 맛집을 중심으로 한 단편적 소개는 지루할 수밖에 없다. 여기서 벗어나 지역 주민 일상과 식문화를 진정성 있게 담아내는 게 바람직하다. 음식을 만드는 과정 속 정성과 지역성을 담아 관객이 직접 체험하는 듯한 몰입감을 줄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겠다. 이번 기회를 통해 서해5도 고유 식문화를 보존하고 체험형 관광자원으로 연계·확장할 수 있으면 싶다.

/이문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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