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강제동원, 이름 없는 피해자들] ② “마지막 기회…日 강제동원 피해자 기록 서둘러야”

김현우 기자 2025. 8. 17.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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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동원 생존자 급속 고령화
2038년에는 사실상 0명 예측
직계 자녀도 상당수 70~90세
전문가 “정부 재조사 나서야”
▲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유족인 심 할머니(85)가 폭염이 계속된 지난해 8월 의정부시 가능동 집 안에서 부채질을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그는 선풍기가 있지만 요금이 무서워 이용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김철빈기자 narodo@incheonilbo.com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와 유족들의 급속한 고령화로 이들의 증언과 기록을 남길 수 있는 시간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며 전수조사와 자료화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17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로부터 피해 인정을 받아 의료지원금을 받은 국외 강제동원 피해자는 지난 2011년 2만365명에서 올해 7월 말 현재 640명으로 급감했다. 불과 14년 만에 97% 이상의 피해자가 세상을 떠난 셈이다. 인천일보가 여러 AI 플랫폼으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10년 뒤인 2035년에는 생존자가 30명 안팎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2038년이면 사실상 0명에 수렴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문제는 피해자만이 아니다. 유족 역시 빠르게 고령화하고 있다. 피해자들의 직계 자녀 상당수가 70~90세로, 이미 고령층에 속한다. 실제로 인천일보가 이번 기획취재로 만난 20여 명의 피해자 유족 가운데 절반 이상은 제대로 걷기조차 힘든 상황이었다. 역사적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이들의 기억이 눈앞에서 희미해지고 있는 것이다.

강제동원 피해 실태는 정부가 인정한 일부 사례만 집계돼 있으며, 미인정 피해자의 이야기가 훨씬 더 많다. 전문가들은 이들에 대한 전수조사, 기록화, 피해 인정 절차를 광복 80주년을 맞은 지금 '놓칠 수 없는 과제'라고 평가한다.

정혜경 일제강제동원평화연구회 대표연구위원은 "강제동원 피해 당사자 증언의 경우, 우리나라가 이미 확보 기회를 놓쳐버렸다"며 "현재 평균 나이 80대인 2세들도 고령화에 따라 기억력과 목소리를 낼 의지가 점차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과거 정부가 조사를 진행했을 때 유족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며 "정부가 다시 나선다면 상당히 많은 기록을 남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기도가 지난해 10월 완료한 강제동원 피해 실태조사에서도 같은 맥락의 분석이 나왔다. 추가로 피해신고를 받아 지원 대상에 포함할 '잠재적 강제동원 피해자'의 기대 수명이 5년에 불과했다. 유족의 고령화도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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