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수도 안 한 與野, 21일 노란봉투법 등 ‘정면충돌’ 전운

윤선영 2025. 8. 17.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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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이르면 21일 8월 임시국회 본회의 개최
민주 “쟁점 법안 처리” vs 국힘 “필리버스터”
송언석, 정청래 겨냥 “저도 사람과 대화한다”
정청래(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가 지난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80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인사하고 있다. 정 대표 오른쪽은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여야가 그동안의 숨고르기를 끝내고 강대강 대치로 치달을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예고했던 대로 쟁점 법안을 순차 처리한다는 방침이고, 국민의힘은 이에 맞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또다시 꺼내들 예정이다.

여야는 이르면 오는 21일 8월 임시국회 첫 본회의를 개최한다. 이날 민주당은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중 두 번째 법안을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방문진법은 7월 국회 회기 마지막날인 지난 5일 국회 본회의에 올라갔지만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에 나서면서 표결 절차가 다음 회기로 넘어갔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한국교육방송법 개정안과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 상법 2차 개정안 등도 본회의에 올려 의결하겠다는 구상이다. 정청래 당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각종 쟁점 법안과 검찰·사법·언론개혁 등 이른바 ‘3대 개혁법안’을 지체 없이 처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바 있다.

민주당은 이미 입법 드라이브를 본격화할 채비를 마쳤다. ‘차명 주식 거래’ 의혹에 휩싸인 이춘석 의원의 탈당과 사임으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직이 공석이 되자 그 자리에 6선의 추미애 의원을 내정한 게 대표적이다. 한 마디로 불가역적 입법을 속전속결로 추진해 정치 지형의 주도권을 선점하겠다는 포부다. 법사위는 각종 개혁 입법의 관문 역할을 하는 상임위원회다.

국민의힘은 일단 민주당의 ‘입법 폭주’ 프레임을 부각하면서 대응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관측된다.

국민의힘이 꺼내든 카드인 필리버스터는 사실상 법안 처리를 하루 정도 지연시키는 정도의 효과밖에 없다. 민주당을 포함한 진보 진영이 필리버스터를 종결시킬 수 있는 의석(180석)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도 이를 인지하고는 있으나 소수 야당으로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은 최대한 동원해 명분을 쌓겠다는 계산이다.

정치권은 민주당이 강경한 태도를 보이면서 차갑게 얼어붙는 모양새다. 일반적으로 집권 여당은 국정 운영을 뒷받침해야 하는 위치에 있는 만큼 야당과의 대립보다는 협의·대화·타협의 대상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었다. 대통령실은 지지층뿐 아니라 중도, 상대 진영의 세력까지 포용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정치권의 흐름은 이전과는 크게 다르다. 정치 양극화가 심해지고 당원주권주의로의 실현이 가속화하면서 권리당원들은 ‘강성 지도부’를 강력히 지지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정청래 민주당 대표 역시 강성 지지층을 겨냥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정 대표는 지난 2일 전당대회 전후로 끊임 없이 선명선 노선을 확인해 왔다. 그는 당 대표로 선출된 직후 기자들과 만나서는 국민의힘을 겨냥해 “12·3 비상계엄 내란에 대한 사과와 반성이 없으면 악수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이를 두고 ‘국민 통합’을 기치로 내세운 이재명 정부와 엇박자가 나고 당 출신 원로 정치인들 사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자 속도조절에 나설 듯한 메시지를 발신하기는 했으나 결국 강경 일변도의 길을 걷고 있다.

정 대표는 지난 1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은 내란의 추억·미몽에서 깨어나 정상적인 정당으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지난 14일에는 페이스북에 “80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한다”며 “국가 행사라 국민의힘이라도 불가피한 경우 의례적 악수는 할 수도 있겠다”고 적었다.

그러나 정 대표는 8·15 광복절 경축식에서 바로 옆에 앉아 있는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끝내 인사하지 않았다. 송 위원장은 같은 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원외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 협의회 출범식에서 “정상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가 정청래와 마음 편하게 악수할 수 있겠느냐”며 “정 대표가 ‘악수는 사람하고 하는 법’이라는 이상한 말을 했는데 저도 똑같다”고 했다.

송 위원장은 “경축식에서 정 대표가 옆에 앉았는데 쳐다보지도 않더라”며 “바로 옆자리에 앉았는데 악수도 대화도 못했다. 저도 사람하고 대화를 한다”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윤선영 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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