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계도 “선 넘었다”…쪼개진 국민의힘 뭉치게 한 특검? [런치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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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정치권에서는 이런 말이 나옵니다. "간만에 국민의힘이 똘똘 뭉쳤다"고요. 국민의힘 전당대회 합동연설회가 한창 진행 중인 지난 13일, 김건희 특검팀이 통일교 청탁 의혹 수사를 위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한 게 계기가 됐습니다. 당 지도부는 다음날 새벽 1시까지 특검이 철수할 때까지 대치했고, 특검이 요구한 '당원 명부'는 내주지 않았습니다.
다음날 오전 소집된 긴급 의원총회에서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특검은 당원들의 이름, 주민등록번호, 주소, 연락처, 가입 일시, 당원 유형 정보, 과거 당원 탈퇴 여부, 탈당했었다면 탈퇴 일시, 당비 납부 현황, 당비 납입 계좌번호까지 달라고 했다"고 의원들에게 설명하자 "미쳤구나!" "그게 말이 됩니까 그게? 미쳤어!"라는 고성까지 튀어나왔죠. 당의 심장인 당원 명부를 통째로 내놓으라는 거냐며, 상당히 격앙된 분위기였습니다.
찬탄과 반탄으로 쪼개졌던 당 대표 후보들도 이날만큼은 같은 목소리를 냈습니다. "명백하게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안철수)", "명백히 야당 망신주기 용이다(조경태)", "폭력이고 폭행에 지나지 않는다(김문수)", "정치특검의 광기가 도를 넘었다(장동혁)"고 반발했습니다.
친한계 의원들도 '특검 불출석' 시사
눈에 띄는 건 친한계 의원들의 반응입니다. 계엄 해제 표결에 참여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비판해왔지만 당의 존망이 걸린 특검 앞에서는 한 목소리인데요. 한 친한계 의원은 "당원들한테 혐의가 있는 것도 아닌데 불특정 명부를 달라고 한다는 건 선을 넘었다. 무슨 대단한 죽을 죄를 지었다고 압수수색을 들어오냐"고 반발했습니다.
또다른 친한계 의원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동시 구속된 것을 두고 "잘못을 단죄해야 하는 건 맞지만 정도라는 게 있다"며 "대통령 부부를 둘 다 영어의 몸으로 만드는 건 저개발국가에서도 안 하는 짓"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계엄 해제 표결 방해 의혹'을 정조준하며 국민의힘 의원들을 차례로 소환하고 있는 내란특검도 두고 보지만은 않겠다는 분위기입니다. 표결에 들어갔던 의원들조차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 지난 11일 내란특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던 조경태·김예지 의원에 대한 시선도 곱지 않습니다.
계엄 해제 표결에 참여한 친한계 의원은 "수사에 응하는 게 정의로운 일일지는 모르지만 우리 집 자체를 갉아먹고 분열시키려 하는 세력을 도와줄 필요가 있냐"며 "아무리 정치가 '쇼잉업' 하는 거라지만 바로 옆에 있는 동료 의원에게는 큰 부담을 주는 일이기도 하다"고 했습니다.
또다른 친한계 의원도 "그날 상황이 굉장히 혼란스러웠고 모두가 당황했던 날이기 때문에 기억력이라는 게 완전하지 않다. 내 진술 자체가 동료 의원들에게 피해를 주거나 불편을 줘선 안 된다"며 불출석 의사를 밝혔습니다.
계엄 해제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의원들은 더 발끈합니다. 한 TK 의원은 "나는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던 정치적 책임을 지고 있고 앞으로도 평생 질 것"이라며 "하지만 마치 그날 대통령과 모의가 있었던 것처럼, 없는 걸 있는 것처럼 만드는 특검 수사엔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송언석 비대위원장은 지난 11일 특검 출석 전 지도부와 상의해달라고 의원들에게 공지하기도 했는데요. 13일 압수수색 시도 뒤, 지도부는 무작정 조사에 안 나가기보다 직접 출석해 유리한 진술을 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측면도 고려하고 있는 걸로 전해집니다. 일단 의원들 소환 진행 상황을 지켜보며 대응 방침을 고심 중입니다.
특검 공포감 여전…정당해산·분당 우려도

속으로는 다들 걱정하고 있습니다. 특검에 대한 공포감은 여전하고, 정당 해산과 분당까지 우려합니다. 3대 특검 수사 상황에 따라 정당 해산 여론이 커지고 결국 위헌정당 해산 심판까지 받게 될 수 있다는 겁니다. 해산 위기에 처한 뒤에도 계엄과 탄핵을 바라보는 시각차를 극복하지 못하면 결국 당이 쪼개질 수도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한 재선 의원은 "내란특검의 경우 몇몇 의원들은 기소를 피할 수 없을 것이고 김건희 특검에선 뭐가 튀어나올지 아직 모른다. 전부 돈과 관계된 지저분한 것들이 나올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한 PK 의원은 "계엄 당시 원내지도부나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의원들도 차례로 부르기 시작할 것이고, 이 가운데 대통령 측과 소통했던 의원들은 피의자 신분이 될 수도 있다"며 "수사에 속도가 붙으면 가장 무서운 특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오히려 당의 미래를 생각하면 무작정 특검 수사를 거부하는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민심과 더 멀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백척간두에 선 제1야당의 단일대오, 얼마나 유지될 수 있을까요.

백승연 기자 bsy@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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