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브레이크 없는 ‘픽시 자전거’ 단속 나선다···부모도 처벌 가능

경찰이 제동장치가 없는 일명 ‘픽시자전거’(fixie bike)의 도로주행 단속에 나섰다. 픽시는 ‘고정 기어(Fixed-gear)’의 약칭으로 페달과 바퀴가 연결돼 움직인다. 픽시자전거는 브레이크가 없고 대신 페달을 후진하듯 역방향으로 돌려 속도를 줄인다. 상대적으로 저렴해 남자 청소년들이 주로 타면서 또래 문화로 유행하고 있지만 안전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경찰청은 17일 “픽시 자전거 도로 주행을 안전운전 의무 위반으로 계도·단속하겠다”며 현행 도로교통법 적용을 예고했다.
그동안 픽시자전거는 자동차나 원동기에 속하지 않고 브레이크가 없어 자전거로도 분류되지 않아 법적 사각지대에 있었다. 보행자를 해칠 우려가 있는 자전거는 도로교통법상 운전금지 조항이 있지만, 픽시자전거는 자전거가 아니어서 단속 혼선이 있었다.
지난달 12일엔 서울의 한 이면도로 내리막길에서 픽시자전거를 타던 중학생이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에어컨 실외기와 충돌해 숨졌다. 픽시자전거는 순간적으로 페달을 뒤로 밟아 뒷바퀴를 미끄러트리며 정지하는 일명 ‘스키딩’으로 급제동을 할 수 있지만 순간적인 대처가 힘들고 제동력도 약해 위험하다.
이에 경찰은 도로교통법을 다시 검토해 ‘모든 차’의 안전운전 의무를 규율한 규정에 픽시 자전거도 해당이 되고, 제동장치가 없는 픽시 자전거는 제동방식이 위험하기 때문에 이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계도·단속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픽시자전거 자체가 불법화되는 것은 아니다. 단속 대상은 도로에서 픽시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행위가 된다. 도로가 아닌 묘기장 등은 포함되지 않는다.
단속된 픽시자전거 운전자는 즉결심판 청구 대상이다. 경찰은 18세 미만의 청소년은 부모에게 우선 통보해 경고할 계획이다. 여러 차례 경고해도 부모가 픽시자전거를 계속 타게 하는 등 적절하게 조치하지 않으면 아동복지법에 따른 아동학대(방임행위)로 보호자가 처벌받을 수도 있다.
경찰은 중·고등학교 주변에 교통경찰관을 배치해 우선 계도·단속에 나설 예정이다. 주말과 공휴일에는 자전거 도로를 중심으로 동호회 활동을 하는 픽시자전거에 단속을 벌인다. 경찰청 관계자는 “제동장치가 없는 픽시자전거는 매우 위험해 적극적으로 단속할 것”이라며 “청소년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부모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현진 기자 jjin23@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병기 “송구하다, 성찰하겠다…제보자 ‘여의도 맛도리’ 비밀 대화방 직접 보고 판단을”
- 제주~서귀포 잇는 ‘박정희 잔재’ 5·16로, 이번엔 이름 바꿀 수 있을까
- ‘K팝 전문가’ 김영대 음악평론가 별세…향년 48세
- 허위 전입·입원으로 38세까지 시간 끌어 ‘병역 면제’···결국 ‘징역 1년’
- 외국 대학교재 문제가 이화여대 입학시험에?···교육부, 시정명령
- [단독]특검, 김기현 부인 국회 방문 기록 확보···날짜는 ‘로저비비에 가방 전달한 날’
- 대통령실, 외교부 포함 ‘쿠팡 관계장관 회의’ 소집···‘미국 방패’ 대응책도 논의
- 경찰, ‘마약 혐의’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 영장 신청 예정···26일 심사 전망
- 한동훈 ‘장동혁 필리버스터 언급’에 친한계 한지아 “동지 되도록 용기 내자는 뜻”
- [단독]“제주항공기 참사, 마주한 현장 중 가장 참혹”···과학수사관 17.6% ‘PTSD’ 겪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