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산불 덮쳐… 숲과 함께 살던 유럽인들의 삶까지 파괴 [세계는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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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숲이 불타고 있다.
유럽연합(EU)의 기후변화감시기구 코페르니쿠스가 운영하는 유럽산불정보시스템(EFFIS)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기준 EU 소속 27개 국가에서 1599건의 산불이 발생해 서울 면적의 6.8배에 달하는 40만9220ha의 숲이 잿더미로 변했다.
2017년 유럽은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 등 남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무려 98만8427ha가 소실되는 최악의 산불 피해를 경험한 바 있다.
유럽이 연속된 산불에 여타 대륙보다 더 큰 비명을 지르는 것은 숲과 인간의 주거 지역이 분리되지 않은 지역이 많은 독특한 특성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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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숲은 ‘몰로토프 칵테일’
6월부터 40도 넘는 폭염에 가뭄 겹쳐
8월 초까지 피해 면적 작년 규모에 육박
추세대로면 역대 최악 피해 기록 전망
佛 “기후변화가 원인” 규정 움직임
유럽 대륙의 온난화 속도 유난히 빨라
지표면 온도 산업화 이전比 2.3도↑
전 세계 평균보다 두 배 가까이 높아
불타는 숲, 사라지는 거주지
숲과 인간 거주지 뒤섞인 특성 피해 키워
와인 명소 佛 오드 포도나무 80% 불타
그리스·伊·스페인 관광 산업 타격 극심

12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스페인에서는 지난 한 주간 다수 지역에서 산불이 발생해 주민 수천 명이 대피했다. 스페인 북부 카스티야 이 레온 지역에서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로마 시대 금광 라스 메둘라스 유적지가 피해를 입었다. 남부 해변 도시 타리파에서는 8일 진화됐던 산불이 다시 번지기도 했다. 포르투갈에서는 중부와 북부에서 대규모 산불 3건이 발생하면서 소방 당국이 진화에 나섰다. 이탈리아에서는 베수비오화산에서 산불이 발생해 소방관 190명과 군대가 진화를 위해 파견됐고 베수비오 국립공원은 산불로 폐쇄됐다.
다른 지역의 피해도 심각하다. 프랑스 남부에서는 지난 5일부터 프랑스 오드 지방에서 시작된 산불이 가뭄과 고온, 강풍으로 빠르게 확산하면서 이미 수도 파리 면적을 넘어서는 수만㏊의 숲이 불탔다. 알바니아, 몬테네그로, 크로아티아 등 동유럽도 산불로 신음 중이다.

◆기후위기로 인한 폭염… 불쏘시개 된 숲
기후위기로 인해 계속된 폭염이 유럽의 숲을 작은 불씨에도 불타오르는 ‘불쏘시개’로 만들었다. 이미 4~5월 계절에 맞지 않는 더운 날씨가 속출하는 등 조짐을 보이던 유럽 지역은 6월부터 30도 후반~40도를 넘나드는 극심한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 중부, 남부 유럽과 동유럽 곳곳이 최악의 더위를 경험하며 신음 중이다.


유럽이 연속된 산불에 여타 대륙보다 더 큰 비명을 지르는 것은 숲과 인간의 주거 지역이 분리되지 않은 지역이 많은 독특한 특성 때문이다. 유럽은 개발된 거주지역이 개발되지 않은 야생 식생과 인접하거나 섞인 지역을 말하는 ‘야생지대-도시 접경지역(Wildland and urban interfac·WUI)’의 비중이 높은 대륙으로 손꼽힌다. 지역 전체의 약 10%가 WUI로 분류되며, 지중해 국가 등에서는 이 비율이 20~30%까지 치솟기도 한다. 반면, 광활한 국토와 넒은 숲을 보유한 캐나다, 러시아는 이 비율이 5% 미만으로 추정된다. 유럽의 경우 산불이 발생하면 식생 외에 인접한 주거지와 생활 인프라까지 파괴할 가능성이 큰 것이다. CSIC의 산틴 누뇨는 “유럽의 WUI 지역은 밀집된 인간 거주지와 건조한 숲이 서로 얽혀 있어 재앙적인 화재의 완벽한 조건을 형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도 WUI 비율이 높은 캘리포니아 등 특정 지역의 경우 산불이 대규모 인명 피해와 재산 손실로 이어진 바 있다. 유럽은 평균 인구밀도도 높아 인명, 재산 피해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산불의 파괴적 영향력을 알고 있는 유럽 국가들은 이미 여름 산불 시즌을 앞두고 자국 소방관을 프랑스, 그리스 등 산불 다발 지역에 파견하는 등 공동 대응에 나섰다. 지난 6월 EU 본부인 브뤼셀에서는 150여명 이상 전문가들이 모여 통합 산불 위험 관리(IWRM) 전략을 발표하기도 했다. 산불 관련한 비상 대비, 공공 인식, 실시간 데이터 인프라에 대한 투자 확대를 통해 산불을 사전 예방하고 공동 대응하겠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점점 더 뜨거워지는 지구와 이로 인한 산불에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임을 실감하는 실정이다. 국제 기후단체인 글로벌포레스치워치의 연구원 사라 카터는 “기후변화로 인해 따뜻한 여름이 기본적으로 길어지고 있다”며 “여름 중반의 매우 더운 몇 달에 몰려 있던 산불 집중 기간도 양쪽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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