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법 10년에도… ‘코스프레용’ 명목으로 유사 경찰복 버젓이 거래
착용·판매 금지 10년 지났지만
중고플랫폼·직구 등 구매 여전
‘졸업사진용’ 등 경각심 떨어져
유사해도 처벌… “유통 조치를”

유사 경찰복 착용과 판매를 금지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온라인 중고거래와 해외 직구를 통해 실물과 구분하기 어려운 경찰제복과 장비가 여전히 유통되고 있다. 최근 고양시의 한 지하철역에서 경찰 코스튬을 입은 남성이 시민 신고로 검거되면서 온라인에서의 유통 차단 필요성이 다시 주목받는다.
16일 주요 온라인 중고 플랫폼을 확인한 결과, 경찰 코스튬과 모의 장비가 법이 무색하게 버젓이 거래되고 있었다. ‘졸업사진용’, ‘코스프레용’이라는 홍보문구 아래 실제 경찰복과 구별하기 힘든 제품도 있었으며 일부 해외 사이트에서는 국내 배송까지 가능한 상태였다.
실제 지난 6월 고양시 한국항공대역에서는 경찰제복과 모의 권총을 착용한 채 돌아다니던 50대 남성 A씨가 시민 신고로 검거됐다. 그는 해외 온라인 쇼핑몰에서 경찰복 일체와 모의 장비를 구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코스튬 목적의 취미용으로 가볍게 구입하는 것이라 여길 수 있지만 현행법에서 이런 행위는 엄격히 제한된다. 2015년 시행된 ‘경찰제복 및 경찰장비의 규제에 관한 법률’은 경찰공무원이 아닌 사람이 경찰제복이나 장비를 착용·사용·휴대하는 것을 금한다. 경찰과 식별이 곤란할 정도로 유사한 제복 착용도 처벌 대상이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매년 핼러윈 시즌 전후 유사 경찰복 단속을 벌인다. 특히 이태원 참사 당시 경찰 코스튬 착용이 현장 혼란을 부른 사례 이후 단속 강도는 높아졌다. 쇼핑몰에서의 판매도 금지되고 있다.
하지만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개인 회원이 등록하는 판매글 차단까지는 이뤄지지 않는 등 단속 사각지대로 남아있다. 해외 직구 사이트 역시 국내법 적용을 받지 않는다.
낮은 경각심에 더해 공공연하게 거래가 이뤄지는 상황이나 법원의 판단은 엄격하다. 2022년 춘천지방법원은 제복을 보관·대여한 피고인에게 벌금 50만원과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경찰제복의 무분별한 사용을 막기 위한 입법 취지에 비춰 죄질이 좋지 않다”며 단순한 대여라 해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음을 판시했다.
전문가들은 법 집행과 병행해 온라인상 유통을 선제적으로 조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곽대경 동국대학교 경찰사법대학 교수는 “경찰관 사칭으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려면 플랫폼이 책임의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관련 게시물 삭제나 경고 조치, 전담 인력 배치 등 자체 관리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짚으며 “다만 법적 의무가 없는 상황에서 이를 플랫폼에 강제하기 어려운 현실적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유혜연 기자 p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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