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인 교육은 농인이”… 124년 역사를 바꾼 ‘소리 없는 아우성’ [주말 뭐 볼까 O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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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고 넘치는 OTT 콘텐츠 무엇을 봐야 할까요.
농인에 대한 세상의 편견을 농인들이 이겨낸, 이정표 같은 사건이다.
갤로뎃대학은 세계에서 유일한 농인 대학이다.
농인을 위해 만들어진 대학으로 많은 교수가 농인이었으나 농인 총장은 단 한 번도 선임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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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차고 넘치는 OTT 콘텐츠 무엇을 봐야 할까요. 무얼 볼까 고르다가 시간만 허비한다는 '넷플릭스 증후군'이라는 말까지 생긴 시대입니다. 라제기 한국일보 영화전문기자가 당신이 주말에 함께 보낼 수 있는 OTT 콘텐츠를 2편씩 매주 토요일 오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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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이사회가 새 총장을 선임한다. 학생들이 불같이 들고 일어선다. 반대 시위가 이어진다. 사회적 파장이 뒤를 잇는다. 어느 대학에서나 있을 만한 일. 하지만 1988년 미국 갤로뎃대학에서 벌어진 일은 평범하지 않다. 농인에 대한 세상의 편견을 농인들이 이겨낸, 이정표 같은 사건이다.
①그들은 왜 분노했는가

갤로뎃대학은 1864년 설립됐다. 학생들은 들을 수 없다. 교직원 대다수 역시 청력에 문제가 있다. 갤로뎃대학은 세계에서 유일한 농인 대학이다. 농인을 위해 만들어진 대학으로 많은 교수가 농인이었으나 농인 총장은 단 한 번도 선임되지 않았다.
1988년 3월 3명이 총장 후보로 이사회 회의에 오른다. 2명이 농인이다. 학생들 마음은 기대감으로 부푼다. 학교 역사 124년 만에 첫 농인 총장을 맞을 수 있게 됐으니까. 결과는 예상 밖이다. 후보 중 유일한 청인이 총장으로 선임된다. 학생들은 분노한다. 피켓을 들고 캠퍼스에 모여 학교 당국을 성토하다가 거리로 나간다. 그들이 수어로 외친 구호는 ‘지금 당장 농인 총장!(Deaf President Now!)’이다.
②농인을 열등한 존재로 본 청인

학생들이 화를 참지 못하고 학교 밖으로 뛰쳐나간 이유는 뭘까. 청인은 농인을 이해한다고 하나 제대로 알지 못한다. 청인은 농인의 청력 문제를 고쳐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농인을 사회에서 청인처럼 살아갈 수 없는 열등한 존재로 보기도 한다. 편견이 몸에 배어 인식조차 못한다. 농인 학생들이 청인 총장 아래 학업을 쌓으며 느낀 한계들이다.
농인 학생들은 투쟁 지도부를 구성한다. 네 명이 핵심 인물 역할을 한다. 다큐멘터리는 네 사람의 회고에 의지해 과거를 재구성한다. 농인으로서 살아온 각자 사연이 끼어든다. 어떤 이는 어린 시절 청력이 조금 남아 있었을 때 보통 학교에 보내져서 겪은 고난을 돌아본다. 어떤 이는 사회의 편견을 받아들이라는 할아버지의 ‘조언’에 맞서온 삶을 꺼내놓는다. 이들의 회고에는 청인들의 오해와 차별이 스며 있다.
③사회가 함께했기에 가능했던 승리

1988년 갤로뎃대학 학생들의 시위는 이사회의 완강한 저항에 부딪힌다. 이사회장은 새 총장이 농인이 아니라는 점을 제외하면 모든 면에서 적격자라고 주장한다. 농인을 보호하기 위해선 청인이 낫다는 뉘앙스가 담긴 발언까지 한다.
싸움은 언론으로 불붙는다. 새 총장과 학생 대표가 전국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토론’을 벌인다. 토론은 분수령이 된다.
학생들은 여론을 등에 업는다. 팽팽하던 싸움은 갑자기 세가 기운다. 새 총장과 이사장이 잇달아 손을 든다. 학생들과 함께하겠다고 나선 시민들의 동참이 큰 힘이 된다. 다큐멘터리는 연대만큼 강한 힘은 찾기 힘들다는 걸 새삼 확인시킨다.
뷰+포인트
갤로뎃대학 학생들의 시위는 8일 만에 끝났다. 학생들의 단결이 있었고, 이사회의 결단이 따랐기에 짧고 굵게 해피엔드에 이르렀다. 시위가 총장만 바꾼 게 아니다. 이사회 구성에 영향을 주기도 했다. 이사 절반을 농인이 맡게 됐다. 갤로뎃대학 시위는 농인들에 대한 청인의 시선을 바꾸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다큐멘터리는 평가한다. 모델 겸 배우 나일 디마르코의 첫 연출작이다. 디마르코는 갤로뎃대학을 졸업했다. 기후변화를 다룬 ‘불편한 진실’(2006)로 아카데미상 장편다큐멘터리상을 수상한 데이비스 구겐하임이 공동 연출했다.
***로튼토마토 지수: 평론가 100%
***한국일보 권장 지수: ★★★★(★ 5개 만점, ☆ 반 개)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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