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현장 안전 우려에 대안으로 뜬 모듈러 주택 '재조명'

김지영 기자 2025. 8. 16.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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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6-3 생활권 모듈러주택단지 조감도 / 사진=국토부

최근 포스코이앤씨, DL건설 등의 대형 건설사 현장에서 인명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건설 현장 안전 확보가 중요한 사회적 과제로 떠올랐다. 이에 공정 대부분을 공장에서 안전하게 수행 가능한 모듈러 건축 방식이 안전사고 예방에 유리하다는 평가가 확산된다. 정부 역시 건설 현장 내 안전 확보와 주거 공급 효율성 강화를 위해 모듈러 주택 보급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미리 제작한 건축물을 현장에 설치하는 모듈러 주택 건설 방식이 전통적인 현장 중심 건축방식보다 최근 건설 현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모듈러 건설 기술은 주택의 주요 구조체와 내·외장재 등을 공장에서 사전 제작하고 현장으로 운반해 조립·설치하는 공법이다. 기존 현장타설 공법 대비 공기단축, 시공품질 향상, 안전사고 예방 등의 장점이 있다.

전통 현장 시공 방식은 높은 고소작업 비율과 다단계 인력 투입으로 인해 사고 위험이 높다. 반면 모듈러는 조립 과정 외 대부분의 구조물이 사전에 제작되므로 현장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낮다.

정부와 연구기관, 일부 건설사들은 모듈러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위원회와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는 최근 모듈러주택 현장을 방문해 모듈러 공법 기반의 주택건설 기술 발전 현황을 점검했다.

국토교통부에서도 모듈러 건설산업의 중요성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며 현재 이에 관한 연구개발(R&D)에 착수했다. 국토부는 내년부터 2030년까지 5년간 3000가구를, 2030년 이후부터는 5000가구의 임대주택을 모듈러건설 방식으로 짓는 연구 용역을 발주한 상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모듈러 주택 활성화를 선도하기 위해 세종시에 행복중심복합도시 6-3 생활권 모듈러 주택을 추진해 국내 최대 단지를 조성했다. 그외에도 서울·경기 일부 지역에서 최고층 모듈러 주택 건설을 추진 중이다.

산업계에서는 고층화, 초경량화, 친환경 소재 적용 등 기술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GS건설은 최근 신사업으로 모듈러 건축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GS건설은 2020년부터 모듈러전문 자회사인 자이가이스트를 설립하고 본사에도 관련 부서를 신설하는 등 모듈러 관련 연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자이가이스트가 공급하는 목조 모듈러 주택은 GS건설의 설계와 기술, 인테리어 등이 적용된다.

최근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국내 최초로 '접이식 모듈러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임시주거시설, 재난대응용 주택, 군사시설 등에 빠르게 배치할 수 있는 구조로 일반 모듈러에 비해 운반 및 설치가 더 간편하다는 장점을 가진다. 정부의 정책 기조와 맞물려 해당 기술이 상용화되면 모듈러 주택 보급을 확대하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장점에도 모듈러 주택이 우리나라 건설 현장에서 보편화되기엔 여러 제약이 있다. 가장 큰 걸림돌은 높은 초기 비용이다. 일반 주택보다 공장 제작, 운송 및 현장 조립 비용이 더해지면서 총 공사비가 20~30%가량 더 비싸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또 모듈러 기술은 주로 중저층에 한정돼 고층 건축물에는 아직 적용이 어려운 실정이다. 현재 LH가 경기도 의왕초평 지구에 국내 최고층으로 시공 중인 모듈러 주택의 높이는 22층이다. 아직까지 20층 이상 고층에 적용하기에 구조안정성, 층간 소음 등을 충족하는 기술 개발이 더딘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법적 기반 역시 미비하다. 건축 인허가 절차, 사용 승인 기준, 세제 혜택 등 다양한 제도들이 전통 방식 중심으로 설계돼 있어 모듈러 특성에 맞춘 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 모듈러 주택은 건축법, 주택법, 건설산업기본법 등 다양한 법령 사이에서 '중복 규제'로 인해 현장 적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장에서의 작업 비중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 안전 사고의 바람직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기술 개발과 제도 개선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서 건설업 고질적인 안전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지영 기자 kjyou@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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