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보드 접수한 헌트릭스 ‘골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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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줄은 아마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돌풍이 이어지는 가운데 극중 K팝 걸그룹 헌트릭스(HUNTR/X)의 노래 '골든(Golden)'이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100' 1위에 오른 것이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 헌트릭스에게 우리가 더 바랄 게 있다면 세상을 뒤흔드는 '조금 이상한' 것들의 모습을 좀 더 보여줬으면 하는 것일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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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영화를 기준으로 보면 3년 전 디즈니 '엔칸토: 마법의 세계' 수록곡 가운데 빌보드 핫100 1위가 나온 적이 있다. 그런데 내용 면에서는 차이가 크다. 콜롬비아를 배경으로 한 '엔칸토'는 스페인어 주제곡이 있었고,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영어판도 내놓았다. 그러나 차트 정상에 오른 건 다른 노래였다. 조역들이 단체로 부른 '입에 담지 마, 브루노(We Don't Talk About Bruno)'가 바이럴 히트한 것이다. 그럼 '정상적인' 디즈니 애니메이션 주제곡의 성과는? 2014년 '겨울왕국'의 '렛 잇 고(Let It Go)'가 최고 5위까지 간 적 있다. 1위 기록은 1993년 '알라딘'의 '어 홀 뉴 월드(A Whole New World)'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조금 이상한' 비주류의 힘
흥미로운 건 헌트릭스가 '진짜 가수'가 아니라고 투덜대는 사람들이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겨울왕국' 주제곡 '렛 잇 고'의 가수는 이 노래를 가창한 이디나 멘젤이지 주인공 엘사가 아니라는 식이다. 어떤 이는 '골든'을 실제로 부른 이재(EJAE), 오드리 누나(Audrey Nuna), 레이 아미(Rei Ami) 등이 'K팝 가상 아이돌' 취급을 받는 건 K팝이 글로벌 팝계에서 '별종' 취급을 당한 결과라고도 한다.하지만 사실 이건 음악 감상 환경의 변화와도 관련 있다. 디지털 스트리밍이 시장 표준으로 자리 잡으면서 음악 관련 정보는 플랫폼 데이터베이스 포맷에 맞춰지게 됐다. 과거 아티스트명은 음악을 발표하는 주체를 의미했지만, 언제부턴가 청취자가 듣고 싶은 곡을 쉽게 찾아내는 장치가 된 측면이 있다. 그 과정에서 웬만큼 중요한 참여진의 이름이 덕지덕지 붙기 시작했다. '골든' 아티스트명에 가창자와 더불어 '헌트릭스'까지 표기된 것은 그런 흐름의 결과이기도 하다. 그러니 어쩌면 유사한 사례를 앞으로도 종종 더 볼 법하고, 익숙해지는 게 좋을 수도 있겠다.
분명한 건 '골든'의 빌보드 1위가 여러 불리한 조건과 관성을 뚫어낸 결과라는 사실이다. K팝이나 애니메이션, '가상 아이돌' 등 여기 걸린 이름표는 하나같이 비주류적이고 '조금 이상'하다. 그럼에도 큰 성과를 거둔 것은 K팝 관심층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콘텐츠, K팝 작법으로 짜릿한 쾌감을 주면서 팝적인 질감도 챙긴 곡, 매력적인 캐릭터 덕분이다. 또한 예측할 수 없는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은 예측할 수 없이 조합되는 '조금 이상한' 것들의 힘이기도 하겠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 헌트릭스에게 우리가 더 바랄 게 있다면 세상을 뒤흔드는 '조금 이상한' 것들의 모습을 좀 더 보여줬으면 하는 것일 테다. 그것들이 너무 흔해서 평범해질 정도로까지는 아닐지라도 말이다.
미묘 대중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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