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적 서사 속 불꽃같은 열정…김규식이 걸어간 역사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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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현대사 연구의 권위자 정병준 이화여대 사학과 교수가 해방 80주년을 맞아 우사 김규식(1881∼1950)의 삶과 시대를 담은 평전 '김규식과 그의 시대'(전 3권, 총 1872쪽)를 출간했다.
저자는 이 책을 "일생의 도전"이라 부르며 지난 수십 년간의 연구 성과를 집대성했다.
그는 "책을 통해 김규식이 걸어간 시대의 역사 가운데 지금까지 보이지 않던 장면들, 들리지 않던 목소리들의 이야기를 드러내길 희망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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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식과 그의 시대(1~3권)/ 정병준/ 돌베개/ 12만원

그렇다면 왜 김규식인가. 저자는 김규식을 ‘성공과 실패가 분명치 않은 길을 걸어간 사람’ ‘정치적 추종자를 거느리지 않은 외로운 존재’로 설명한다. 한국전쟁 중 납북돼 생을 마감한 나머지 정치적 유산을 남기지 못했고 합리적 중도파였던 그의 노선은 분단 이후 한국 사회에서 설 자리를 잃고 역사에서 희미해졌다.
그럼에도 저자는 김규식의 비극적 서사에서 마력적 힘, 불꽃같은 열정의 순간들을 보았다고 말한다. 그는 “책을 통해 김규식이 걸어간 시대의 역사 가운데 지금까지 보이지 않던 장면들, 들리지 않던 목소리들의 이야기를 드러내길 희망했다”고 전했다.
저자는 미국 스미스소니언박물관을 비롯해 미국·영국·프랑스·일본 등지에서 발굴한 방대한 사료를 바탕으로 인간 김규식의 생애를 종합적으로 복원해냈다. 특히 지금껏 거의 조명되지 않았던 김규식의 출생과 성장 배경, 유학 시절의 삶은 이번 평전을 통해 처음으로 체계적으로 정리됐다. 3권 말미의 ‘남은 말: 김규식 자료 추적기’ 장에서는 저자가 세계를 횡단하며 자료를 수집한 경위를 생생하게 들려준다. 영화의 메이킹 필름을 보는 듯한 후일담은 또 다른 독서의 재미를 선사한다.
이규희 기자 l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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